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일 휠체어를 타고 자택 인근인 서울지하철 2호선 강변역에서 9호선 국회의사당역까지 출근했다. 열차 출발을 막는 방식의 지하철 승하차 시위를 벌이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를 비판하고 있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일 휠체어를 타고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변역에서 9호선 국회의사당역까지 출근했다. 전장연의 시위 방식의 문제점을 지적해 온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향한 비판 성격이다. /고 의원 페이스북 캡처

고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휠체어를 타고 지하철 2호선 승강장에서 열차를 기다리는 사진, 탑승해서 이동중인 사진, 승강장에서 이동하는 사진,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사진, 지하철 9호선에서 하차하기 위해 개찰구에 교통카드를 갖다 대는 사진 등 5장의 사진을 올렸다.

그는 "강변역에서 국회의사당역까지 휠체어로 출근을 했다"며 "겨우 딱 하루 휠체어를 몰았는데도 두 팔이 욱신거린다"고 했다. 또 출근한 감상에 대해 "카드를 대도 자동으로 열리지 않는 개찰구, 승강장 사이에 바퀴가 끼면 어쩌나 하는 초조함, 좌석이 있는 곳이 아닌 통로에 덩그러니 있어야 하는 어색함, 작은 경사만 보여도 긴 숨을 들이쉬게 되고, 지하철과 승강장 문턱의 높낮이가 조금만 달라도 휠체어 이동 불가,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엘리베이터…, 당사자가 되어보지 않고선 느낄 수 없는 것들이 많았다"고 썼다. "승강장의 넓은 틈은 횡단보도가 없는 8차선 도로를 차 안 올 때 잘 건너가라는 말처럼 보였다"고도 했다.

장애인들이 지하철에 탑승할 때 이용하는 엘리베이터에 대해서는 "몇 년째 수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엘리베이터도 여러 곳"이라며 "서울교통공사에 수리비 문제는 추후에 해결하더라도 일단 수리부터 하라고 당부를 했지만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수리 중'"이라고 했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일 휠체어를 타고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변역에서 9호선 국회의사당역까지 출근했다. 전장연의 시위 방식의 문제점을 지적해 온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향한 비판 성격이다. /고 의원 페이스북 캡처

또 지하철역 엘리베이터가 장애인을 배려해 문이 천천히 닫기는 것에 대해 "오늘 엘리베이터를 이용해보면서 알았다. 그 20초는 한 명의 장애인 활동보조인이 엘리베이터마다 서 있는 것이라는 점을"이라고 적었다.

고 의원은 "장애인의 이동권은 엘리베이터 설치가 끝이 아니라 시작임을 몸소 느꼈다"며 "장애인들에 대한 사회인식개선까지 안착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 함께 하면 길이 된다"고 했다.

고 의원은 전장연의 지하철 승하차 시위를 비판하는 이준석 대표를 향해 지난달 29일 페이스북에서 "끝 모를 아집과 독선이 선을 넘고 있다"고 했다. 하루 뒤에는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장애인들의 어려움을 일부라도 해결해 드리는 것이 정치인의 책무 아니냐"고 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회원들이 5일 오후 서울 지하철 1호선 시청역 승강장에서 서울시 휠체어리프트 추락사고 책임 공식사과 및 장애인탈시설지원조례 제정을 촉구하며 선전전을 벌이고 있다. /뉴스1

이에 대해 이 대표는 고 의원에게 "휠체어로 지하철 타는 체험을 하기 전에 평소에 지하철을 자주 이용해 보는 게 우선 아닐까"라고 했다. 이 대표는 평소 지하철과 서울시 공유자전거 '따릉이'를 이용해 출퇴근한다.

이 대표는 휠체어를 탄 회원이 지하철 열차 출입문에 멈춰 서 닫기지 않게 하는 방식으로 출발하지 못하도록 막는 시위를 벌이는 것을 계속해서 비판하고 있다. 전장연은 전날(5일) 오후 서울지하철 1호선 시청역 승강장에서 서울시 휠체어리프트 추락사고 책임 공식사과 및 장애인탈시설지원조례 제정을 촉구하며 시위를 했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토론하기 전까지 못 기다려서 바로 (시민에게 불편을 주는 방식의 시위를) 재개하냐"고 했다. 이 대표와 박경석 전장연 공동대표는 오는 13일 오후 3시 JTBC '썰전'에서 생방송으로 일대일 토론을 한다.

페이스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