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에서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한 유승민 전 의원이 5일 이재명 전 경기지사의 기본소득·기본주택 정책을 손보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이 전 지사의 잘된 정책은 확실히 계승하고 잘못된 부분은 분명히 개혁하겠다"면서 이 전 지사의 정책을 일부는 유지하겠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국민의힘 경기도당에서 열린 경기지역 기자간담회에서 "제가 국민의힘 후보라고 해서 (당선 후 이 전 지사에 대한) 정치적 보복이나 고의성을 갖고 (성과를 뒤엎는 일은) 전혀 없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구체적으로 '기본소득'에 대해서는 이 전 지사의 구상을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대선 경선 과정에서 저는 기본소득 대신 공정소득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공정소득은 미국의 '부(負)의 소득세'를 말하는 것으로, 우리도 근로장려세제(EITC)로 일부분 시행하고 있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유 전 의원은 "경기도 전체 예산이 34조인데, 진짜 적재적소에 써야 한다"며 "전체에 드리는 것보다 진짜 어려운 분들에게 드리면 1.5배, 2배 더 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전 지사가 하던 기본소득 중 청년, 농어촌, 문화예술 쪽 지원은 완전히 폐지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진짜 필요한 데 가는지를 철저하게 점검해 보고 도민들의 이해를 구해서 개선 방안을 도지사가 되면 최우선적으로 말씀을 드리겠다"고 했다.
유 전 의원는 이 전 지사의 '기본주택' 공약에 대해서는 "내집 마련의 꿈을 갖고 계신 분들에게는 공급과 세금, 대출로 주거의 사다리로 올라갈 수 있도록 만들어 드리는 게 중요하다"며 "돈이 없는 어려운 분들이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지키면서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드리기 위해 공공임대주택을 활용하겠다"라고 했다.
이 전 지사는 지난 대선 때 '기본주택' 공약을 발표하면서 중산층도 살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유 전 지사는 일종의 임대주택인 기본주택 대신, 중산층은 '내집 마련'을 돕는 쪽으로 정책을 펴겠다고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유 전 의원은 이 전 지사의 잘한 정책으로는 공공산후조리원, 코로나19 대응, 지역화폐(지역사랑상품권) 등을 꼽았다. '지역화폐'에 대해서는 계승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유 전 의원은 "지역화폐는 현장에서 수요가 굉장히 있더라. 중앙정부가 국고로 부담하는 세금 부담 문제가 있어서, 슬기롭게 풀어서 계승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유 전 의원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에 대해서는 "중앙정부를 최대한 설득해 최대한 국비를 많이 받아와서 GTX-A·B·C는 빨리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 전 지사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모두 공약했던 GTX-D·E·F 노선에 대해서는 "김포~하남 D노선은 (지난 대선 때) 저도 약속한 것"이라며 "E·F는 타당성을 검토해서 급한 것부터 빨리 임기 내에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은 경기지사 선거가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이 전 지사에 대한 향수, 애정을 갖고 있는 도민들이 아직도 많이 있고, 민주당이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고 꼭 경기지사 선거를 지키려고 하는 것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23년째 정치를 해오며 조그만 비리에도 연루되지 않았다. 경기도 행정을 깨끗하고 바르게 하고, 부정부패·무사안일이 없도록 공직사회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것"이라며 각종 의혹에 휩싸인 이 전 지사와 차별화하기도 했다.
유 전 의원은 여론조사에서 함께 선두권에 있는 새로운물결 김동연 대표에 대해서도 문재인 정부의 초대 경제부총리를 한 만큼 부동산 문제에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김 대표가 참 훌륭한 분인데 위의 지시를 이행하는 '경제공무원'이었고, 저는 늘 해법을 제시하는 '경제정치인'이었기에 굉장히 다르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