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일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윤석열 정부의 초대 총리 후보자로 지명하면서, 이르면 이번 주부터 주요 부처 장관 후보자들이 줄줄이 발표될 예정이다. 윤석열 정부의 첫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는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유력하고, 외교부 장관에는 박진 국민의힘 의원과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이 ‘2배수’로 경합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경호 인수위원회 기획조정분과 간사가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재부 추경호, 금융위 최상목 유력…산업부 이창양, 국토부 김경환·심교언, 과기부 김창경 거론

첫 경제부총리로 거론되는 추경호 의원은 현재 인수위 기획조정분과 간사를 맡고 있는 추경호 의원이 유력시된다. 총리 후보군으로도 거론됐던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은 개인적 사정 등으로 고사해 이번 내각 후보에서는 제외된 것으로 전해졌다.

추 의원은 이명박 정부에서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박근혜 정부에서 기획재정부 1차관과 국무조정실장을 지냈다. 이후 20·21대 국회의원을 하면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활동했다. 최근에는 원내수석부대표를 지내는 등 행정부와 입법부에서 두루 경험을 쌓았다.

금융위원장에는 인수위 경제1분과 간사로 박근혜 정부에서 기재부 1차관을 지낸 최상목 농협대 총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추 의원은 행시 25회, 최 간사는 행시 29회로,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에서 함께 일한 선후배 사이다. 한덕수 총리 후보자가 2005년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을 지냈을 때 추 의원은 재경부 금융정책과장, 최 간사는 재경부 증권제도과장을 맡아 한 후보자와 함께 일했다.

최상목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간사가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업무보고와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통상 기능 외교부 이관 가능성이 있는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으로는 인수위 경제2분과 간사인 이창양 한국과학기술원(KAIST) 경영공학부 교수가 거론된다.

국토교통부 장관에는 윤 당선인의 대선 캠프에서 부동산 공약을 설계한 김경환 전 국토교통부 1차관, 인수위 부동산 태스크포스(TF) 팀장을 맡고 있는 심교언 건국대 교수가 후보군에 들어있다.

부처 확대 개편 가능성이 거론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는 인수위 과학기술교육분과 인수위원인 김창경 한양대 창의융합교육원 교수가 유력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당선인은 이날 한 후보자 지명 기자회견에서 경제부총리 인선 발표 일정에 대해 “총리 후보자와 더 논의해서 아주 늦지 않게 국민 여러분께 알려드리겠다”고 했다.

박진 한미정책협의단 단장과 조태용 부단장이 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하고 있다. 대통령직인수위에 따르면 한미정책협의단은 미국 행정부와 의회, 싱크탱크 등의 주요 인사들과 만날 예정이다. 미국과의 주요 협의 의제는 한미동맹, 북한 문제, 동아시아 및 글로벌 현안, 경제안보 문제 등이다. /뉴스1

◇외교부 박진·조태용, 국방부 김용우, 통일부 김천식 거론…법무부 非정치인

외교·안보라인의 주요 축인 외교부 장관에는 윤 당선인의 한미정책협의회 단장을 맡아 이날 미국으로 출발한 국민의힘 박진 의원, 외교부 1차관을 지낸 같은 당 조태용 의원이 ‘2배수’로 압축된 상태다.

국방부 장관 후보로는 김용우 전 육군참모총장 등 윤 당선인 선거를 도운 군 출신 인사들이 거론된다. 통일부 장관 후보로는 윤석열 캠프의 대북문제 공약을 만든 김천식 전 통일부 차관이 물망에 올라 있다.

국민의힘은 대선을 앞두고 문재인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과 행정안전부 장관에 정치인 출신을 임명한 점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따라 법무부 장관에 현역 의원을 임명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 장관 후보로는 권익환 전 서울남부지검장, 구본선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조상철 전 서울고검장 등 전·현직 검찰 인사들이 거론되고 있다.

윤 당선인은 법무부·행정안전부 장관 인선에서 ‘정치인 배제’ 기조를 적용할지에 대해선 “앞으로 내각 발표가 나면 어떤 취지에서 지명했는지 그때 설명해 드리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김소영(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오른쪽), 신성환 (홍익대 경영학부 교수, 왼쪽 두번째) 위원이 지난달 24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공정거래위원회 업무보고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제수석에 김소영, 국가안보실장에 김성한 유력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에는 윤 당선인의 대선 캠프 시절부터 활동했으며 경제1분과 인수위원인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박근혜 정부 청와대에서 경제수석을 지냈고, 윤 당선인 대선 캠프에서부터 활동했던 강석훈 성신여대 교수가 재기용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인수위 외교안보분과 간사를 맡고 있는 김성한 전 외교부 2차관은 초대 국가안보실장을 맡을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지난달 22일 서울 종로구 한 식당에서 외교안보분과 김성한 간사, 김태효 인수위원, 이종섭 인수위원과 오찬 겸 업무회의를 하고 있다. /인수위 제공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당선인 측 핵심 관계자)’이라 불리는 윤 당선인의 최측근 3인방 국민의힘 권성동·장제원·윤한홍 의원은 1기 정부의 입각에는 제외되는 쪽으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새 정부 출범에 맞춰 당으로 돌아와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장관 후보자 발표 시점에 대해 “지금 많은 분을 저희가 동의를 받아서 검증하고 있다”며 “많은 분이 (인사 검증팀에) 넘어가 있는데 결과는 봐야 한다. 결과가 나오는 대로 족족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 당선인 측은 인사청문회 일정 등을 감안, 이달 15일 내에는 내각 진용 발표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