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가 최근 지하철 승하차 시위로 논란을 일으킨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와 만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전장연을 향해 한 발언의 사회적 영향을 들여다보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2일 "신속하게 해주셨으면 한다"고 했다.
앞서 인권위 관계자는 전날 서울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전장연과 만나 "그동안 장애인 이동권과 관련해 여러 권고를 해 왔다. 권고 사항이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라며 "이 대표의 발언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혐오나 차별이 있는지 관심을 가지고 살펴볼 예정"이라고 했다.
이 자리에서 박경석 전장연 공동대표는 "이동권 문제와 관련해 (인권위가) 권고한 내용에 대한 모니터링 결과를 발표해달라(고 요청했다)"며 "이 대표 발언의 부적절성, 혐오·차별 문제가 있는지 포괄적으로 입장을 밝혀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인권위가 이준석이 장애인 혐오를 했다고는 말 못하니 무슨 사회적 영향을 밝히겠다고 하는지 기대하지만 신속하게 해주셨으면 한다"고 썼다.
이어 박경석 전장연 공동대표의 아내인 배복주 정의당 부대표 겸 여성본부장이 얼마 전까지 인권위에서 인권위원을 했다면서, "관계가 있으신 분들은 알아서 이번 사안에서 회피해달라"고 했다. 배 부대표는 지난달 실시된 보궐선거에서 서울 종로에 출마했다.
이 대표는 전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장애인 개인예산제 도입 방안과 과제' 정책토론에서 다음주 중 전장연 측과 공개토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전장연이 요구하고 있는 장애인 '탈시설' 예산 대폭 증액에 대해서도 전장연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는 전날 장애인 탈시설 정책에 반대하는 시민단체인 '전국 장애인 거주 시설 이용자 부모회(부모회)'와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장애인 탈시설 정책과 관련해 "문재인 정부에서 수치를 맞추기 위해 기한을 정해두고 달성해야 하는 목표인 양 밀어붙인 것에 대해 강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며 "지역사회에서 복지서비스가 강화되기 이전에 선택이 아닌 강요로 시행되는 탈시설 정책은 인권 유린에 가깝다"고 했다. 31세 발달장애 아들을 둔 김현아 부모회 대표는 "자립지원 주택에서 사는 게 (장애인 거주)시설보다 낫고 행복하다면 왜 마다하겠느냐"며 "비상식적이고 말도 안 되는 탈시설 정책을 막을 수 있게 도와달라"고 했다.
전장연은 지하철 승하차 시위를 벌이면서 탈시설 예산을 올해 24억원에서 내년 788억원으로 대폭 증액을 요구하고 있다. 장애인 탈시설은 현재 장애인 거주 시설에서 사는 2만9000명을 시설 밖 지역사회로 내보내겠다는 것이다. 탈시설이 오히려 장애인과 그 가족의 권리를 제한한다는 논란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