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가 최근 지하철 승하차 시위로 논란을 일으킨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와 만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전장연을 향해 한 발언의 사회적 영향을 들여다보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2일 "신속하게 해주셨으면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이종성 의원 주최 '장애인 개인예산제 도입 방안과 과제' 토론회에 참석해 이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인권위 관계자는 전날 서울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전장연과 만나 "그동안 장애인 이동권과 관련해 여러 권고를 해 왔다. 권고 사항이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라며 "이 대표의 발언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혐오나 차별이 있는지 관심을 가지고 살펴볼 예정"이라고 했다.

이 자리에서 박경석 전장연 공동대표는 "이동권 문제와 관련해 (인권위가) 권고한 내용에 대한 모니터링 결과를 발표해달라(고 요청했다)"며 "이 대표 발언의 부적절성, 혐오·차별 문제가 있는지 포괄적으로 입장을 밝혀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인권위가 이준석이 장애인 혐오를 했다고는 말 못하니 무슨 사회적 영향을 밝히겠다고 하는지 기대하지만 신속하게 해주셨으면 한다"고 썼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집무실 앞에서 열린 '인수위 장애인 권리예산 반영 촉구 기자회견'에서 면담과 자료 전달이 무산되자 축하 난을 던진 뒤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이어 박경석 전장연 공동대표의 아내인 배복주 정의당 부대표 겸 여성본부장이 얼마 전까지 인권위에서 인권위원을 했다면서, "관계가 있으신 분들은 알아서 이번 사안에서 회피해달라"고 했다. 배 부대표는 지난달 실시된 보궐선거에서 서울 종로에 출마했다.

이 대표는 전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장애인 개인예산제 도입 방안과 과제' 정책토론에서 다음주 중 전장연 측과 공개토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전장연이 요구하고 있는 장애인 '탈시설' 예산 대폭 증액에 대해서도 전장연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는 전날 장애인 탈시설 정책에 반대하는 시민단체인 '전국 장애인 거주 시설 이용자 부모회(부모회)'와 간담회를 열었다.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전국장애인거주시설 이용자 부모회 간담회에서 김현아 부모회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장애인 탈시설 정책과 관련해 "문재인 정부에서 수치를 맞추기 위해 기한을 정해두고 달성해야 하는 목표인 양 밀어붙인 것에 대해 강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며 "지역사회에서 복지서비스가 강화되기 이전에 선택이 아닌 강요로 시행되는 탈시설 정책은 인권 유린에 가깝다"고 했다. 31세 발달장애 아들을 둔 김현아 부모회 대표는 "자립지원 주택에서 사는 게 (장애인 거주)시설보다 낫고 행복하다면 왜 마다하겠느냐"며 "비상식적이고 말도 안 되는 탈시설 정책을 막을 수 있게 도와달라"고 했다.

전장연은 지하철 승하차 시위를 벌이면서 탈시설 예산을 올해 24억원에서 내년 788억원으로 대폭 증액을 요구하고 있다. 장애인 탈시설은 현재 장애인 거주 시설에서 사는 2만9000명을 시설 밖 지역사회로 내보내겠다는 것이다. 탈시설이 오히려 장애인과 그 가족의 권리를 제한한다는 논란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