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원내전략부대표를 맡은 고민정 의원이 28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지하철 승하차 시위를 두고 설전을 벌였다. 이 대표가 전장연의 출근 시간대 시위로 지하철이 연착된다고 하자, 고 의원은 서울의 공공기관과 기업들에게 직원이 지각해도 양해해달라고 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이재명 (성남)시장에게 말하라”고 반박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전 경기지사가 성남시장 때 장애인 콜택시 요금을 인상했고, 반대하는 장애인들을 시장실에서 강제퇴거는 것이다.
이 대표는 지난 25일부터 페이스북에서 전장연의 출근시간대 지하철 승하차 시위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하의 박원순 시정에서 한 장애인 이동권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고 오세훈 시장이 들어선 뒤 지속적으로 시위를 하는 것은 의아하다”, “이미 (전장연이 요구하는) 서울시 지하철 엘리베이터 설치율이 93%다”, “(지하철 객차) 출입문 사이에 고의로 정지해 운행을 막는 모습, 할머니 임종 지키러 가야 한다는 시민의 울부짖음에 버스 타고 가라고 응대하는 (전장연 시위대의) 모습. 이것을 정당한 투쟁으로 합리화해서는 안 된다” 등이다.
이 대표는 전날(27일)에는 “(전장연이) 내일(28일)도 결국 (시위를) 한다고 한다”며 “(서울지하철) 3·4호선 위주로 지속해서 (승하차 시위를) 하는 이유는 하루에 14만명이 환승하는 충무로역을 마비시켜서 ‘X자’ 노선인 3·4호선 상·하행선을 모두 마비시키는 목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결국 불편을 하고자 하는 대상은 4호선 노원·도봉·강북·성북 주민과 3호선 고양·은평·서대문 등 서민주거지역”이라며 “(시위대가 시민들에게) 월요일 아침에 ‘버스 타고 가면 된다’고 일갈할지 궁금하다”고 썼다.
그러자 고민정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이 대표를 향해 “굳이 ‘서민주거지역’이라고 쓴 저급한 의도가 너무 뻔히 보인다”며 “대꾸할 가치도 없어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서울시에 있는 공공기관과 기업들에 부탁 말씀 드린다”며 “4호선 노원·도봉·강북·성북 주민과 3호선 고양·은평·서대문 등에 살고 계신 분들의 출근이 조금 늦어도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어 “교육받고 싶고, 이동하고 싶고, 이웃과 함께 동네에서 살고 싶은 ‘보통의 일상’을 누리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눈물이라 생각해 달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다시 올려 “고민정 의원이 고민하다가 전장연이 지하철 출퇴근하는 시민들을 볼모 삼는 것을 옹호한다”며 “이재명 (성남)시장에게 말씀하라”고 했다.
이재명 전 경기지사는 성남시장으로 재임하던 2016년 장애인 콜택시 요금을 11월 1일부터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기존 10㎞ 이내 기본요금을 1200원에서 1500원으로, 10㎞ 초과요금은 기존 5㎞당 100원에서 144m당 50원으로 대폭 올리겠다는 내용이었다. 외지에서 온 장거리 이용자 때문에 성남시민들이 피해를 본다는 이유였다.
이에 경기장애인차별철폐연대(경기장차연)은 시행 하루 전인 2016년 10월 31일 성남시장실을 항의 방문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집무실 앞에서 항의방문한 시위대에 강제 퇴거를 명령했다. “청내 질서유지가 왜 이 모양이야, 행정국장은 또 어디 갔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때 항의 방문한 경기장차연 회원 중 한 명이 이번 지하철 승하차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이 대표는 당시 이 전 지사가 강한 어조로 경기장차연 시위대에 퇴거를 명령하는 영상을 올렸다. 또 이 전 지사의 대선 슬로건 ‘이재명은 합니다’를 적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