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주말인26일 분과별 인수위원·전문위원·실무위원 등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인 워크숍을 열었다. 지난 주부터 시작한 각 부처별 업무보고를 다음 주 중에 마무리 짓고 국정과제를 선정하기 위해 인수위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창업허브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워크숍에서 참석자들과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이날 서울창업허브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인수위 워크숍에서 국정과제 선정에서 가장 중시해야 하는 것은 실용주의와 국민의 이익이라고 했다. 그는 "현 정부에서 잘못한 것에 대해선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를 잘 판단하고, 현 정부가 한 일 중에서도 저희가 계속 인수해 계승해야 할 것들은 국민의 이익을 위해서 잘 선별해서 다음 정부까지 끌고 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인수위에 "정부 관계자들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을 때 정부 관계자들도 대등한 입장에서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잘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

윤 당선은 "워크숍을 하는 것은 두 가지 의미가 있다"며 "제일 중요한 것이 경제이고, 우리 산업구조를 더 첨단화·고도화시켜 나가야 하는 책무를 다음 정부가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워크숍을 통해) 인수위가 자기 맡은 전문 분야를 넘어 전체 국익과 국민의 이익이라는 한가지 공통 과제를 생각한다는 그런 성질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이날 워크숍에서 "가장 일 잘 한 성공적 인수위로 오랫동안 국민들께 기억될 수 있도록 노력해 주기를, 인수위 덕분에 새 정부가 첫 날부터 제대로 일할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해달라"며 일하는 인수위, 능력 있는 인수위가 될 것을 강조했다.

안철수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창업허브에서 열린 인수위 워크숍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워크숍에서는 거시경제와 디지털 전환을 주제로 2개의 공개 강연이 이어졌다. 김형태 김앤장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글로벌 거시경제 변화와 한국 경제의 대응 방안'에 대해, 배순민 KT융합기술원 연구소장이 '인공지능(AI)에서 메타버스까지 디지털 전환'을 주제로 각각 강연했다. 윤 당선인은 당초 인사말을 한 뒤로 행사장을 떠날 예정이었으나, 즉석에서 김 이코노미스트의 첫 번째 강연까지 들으며 자리를 지켰다.

김형태 이코노미스트는 시가총액 관점에서 전세계 기업의 변화를 분석한 뒤 "우리나라 경제나 비즈니스 기회는 미국이 전체 경제판을 흔들 때 생겼다"고 주장했다. 또 한국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 경제 및 외환시장과 주식시장의 상관관계 등을 분석하며 "표현이 좀 그렇지만 우리나라 3000년 역사를 봤을 때 중국이 잘 됐을 때 한국이 좋았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좋든 싫든 역사의 동북공정이 아니라 경제의 동북공정이 중국이 의도해서든 아니든 자연스럽게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을 이기는 정부가 없다"며 "성장을 못 해도 국민은 용서하지만, 인플레이션을 못 잡으면 국민이 용서를 못 한다"고 말했다. 한미 통화스와프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다만 최상목 경제1분과 간사는 강연 뒤 질의응답에서 한미 통화스와프 논의를 공개 거론한 것은 부적절하다며 "인수위 의견인 것처럼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 (김 이코노미스트) 개인의 의견을 피력한 것"이라고 했다.

배순민 소장은 두 번째 강연에서 AI 기술 발전의 추이를 짚은 뒤 "메타버스는 인터넷의 다음 버전이다. 점점 우리 생활의 중심에 올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인재가 모여드는 AI 생태계 조성을 위한 선순환을 만들기 위해 기업과 학교,연구기관 등 간에 네트워크가 조성되고 규제환경과 지원정책이 중요하다고 했다.

강연 후 IT 전문가 출신 안철수 위원장이 배 소장에게 "간단한 질문 두 가지를 드린다"고 하자 행사장에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안 위원장은 P2E(돈 벌 수 있는 게임)에 대해 "메타버스와 가상 자산이 합쳐져서 생긴 새로운 영역"이라며 관련 의견을 물었다. 배 소장은 "이제 우리 삶을 로봇이나 AI가 대체하면 남는 것은 재미와 건강"이라며 "우리나라에는 '놀면 안 된다'라는 DNA가 있다. 놀기 때문에 돈 버는 게 자연스러워지고 오히려 권장돼야 한다"고 답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창업허브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워크샵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강연이 끝난 뒤로는 분과별 비공개 자유 토론이 진행됐다. 기획조정분과는 겸손한 정부와 국민이 공감하는 정책 방향, 국정철학 정립 방향에 대해 토론했다. 또 국민 눈높이에 맞는 국정과제 선정과 성숙한 대(對) 의회 관계 필요성이 강조됐다,

경제1분과는 대내외 복합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통합적 접근 방식을, 경제2분과는 '시장의 힘이 제대로 발휘되는 경제'를 주제로 데이터와 팩트에 기반한 정부, 산업의 역동성이 살아나는 경제 등에 대해 토론했다. 외교안보분과는 '경제안보'를 주제로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고 이를 위해 주요국과 협력할 방안 등을 논의했다. 정무사법행정분과는 '무너진 정의와 공정과 상식의 회복'을, 과학기술교육분과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디지털 인재 양성', '과학기술전략 컨트롤 타워 구축' 등을 주제로 토론했다. 사회복지문화분과는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 등을 논의했다.

안 위원장은 마무리 발언에서 "부처 보고나 국정과제 도출 과정에서 해당 분야만을 보기보다는 국가 운영에 대한 전체적인 시각이 필요하다"며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는 인수위 활동을 하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