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24일 양당의 합당 문제를 각자 3인의 실무협상단을 구성해 논의하기로 결정했다. 양당은 서로의 정강정책과 철학의 융합을 위해 (합당 이후) 정강정책을 논의하기 위한 모임을 만들기로 했다. 해당 모임은 각 당에서 2인씩 4인으로 구성된다. 두 당은 오는 6·1 전국동시지방선거 출마자에 대해서도 통합된 공천관리위원회를 구성해 공천 심사를 진행하는 것에도 합의했다.

안철수 인수위원장과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 23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매일경제신문사·MBN 주최 비전코리아 제31차 국민보고대회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오후 4시쯤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마련된 안철수 인수위원장 사무실에서 만나 합당 관련 논의를 마친 뒤 이러한 내용을 발표했다. 양당의 논의는 35분가량 이뤄졌고,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과 홍철호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이 배석했다.

이 대표는 회동을 마친 뒤 안 대표와 함께 기자들과 만나 “오늘 저희가 합의한 원칙이 있다”면서 “저희가 합당에 전체적인 공감대를 갖고 있기 때문에, 우선은 3인의 실무협상단을 구성하기로 했다. 양측에서 3명씩을 뽑아 실무협상단을 가동할 것”이라고 했다. 또 “양당간 정강정책과 철학의 융합을 위해 정강정책 논의 모임을 만들기로 했다”면서 “각 당에서 2인씩을 추천해 새로 출범하는 (통합 정당의) 정강정책에 양당의 정신이 녹아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도 했다.

이 대표는 “지방선거 출마자에 대해서도 통합된 공천관리위원회를 구성해 공천 심사를 할 것”이라면서 “양당의 통합 일정은 통합 공관위 출범에 무리가 없도록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하기로 했다”고 했다. 그는 “국민의당 측 공천 신청자들도 저희가 오는 4월 9일쯤으로 예상되는 공직후보자역량강화평가(PPAT)에 함께 참여해 공통의 기준으로 지방선거에 참여하기로 했다”고도 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3일 대구 수성구 범어동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가진 대구지역 언론인 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이 대표는 안 대표와 함께 합의 사항에 대한 발표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합당 기한’과 관련해 “오는 4월 9일쯤 PPAT를 시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그런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하는 것이 저희의 목표”라며 “정확한 날짜를 합의한 것은 아니지만, 통합 공관위에 방점을 찍은 점을 이해한다면 짐작가는 날짜는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과거에 미래통합당이 출범할 당시 새로운보수당과 자유한국당 간의 합당이 늦어지면서 양당이 공관위를 따로 구성해 나중에 합쳐지는 절차가 있었다”며 “저도 그 절차를 거쳐 공천을 받았지만, 굉장히 혼란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했다. 그렇기에 그런 혼란을 방지하고자 한다”고 했다. 그는 “지방선거 공천이 시작되는 시점을 4월 초로 보고 있다”고도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양당의 재정이나 인사 등의 구체적 논의도 있었냐’는 물음에는 “정당 간 재정이라든지 당직자 규모 등 구체적인 논의는 없었다”며 “며칠 내로 구성될 3인의 협의 기구에서 실질적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면 된다”고 했다. 그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당 측 추천 인사로 알려진 공관위원에 대한 의결이 보류된 데 대해서는 “저희 측의 사정은 아닌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소통에 약간의 착오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특정 인사에 대한 비토는 전혀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혼란이 정리되면 바로 다음 최고위에서 의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통합 공관위 위원장으로는 국민의힘 공관위원장으로 임명된 정진석 의원이 맡게 되냐’는 물음에는 “특별한 논의는 없었지만 국민의당에서 특별한 언급이 없었다”고 했다. 그는 ‘합당과 관련해 당명변경 논의는 없었냐’는 물음에도 “안철수 대표가 당명에 대한 요청은 없다고 명확하게 말씀하셨다”면서 “그 부분은 쟁점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대표는 ‘합당 방식’에 대해서는 “흡수합당이냐 당대당합당(신설합당)이냐는 다소 법적인 용어이고 오늘 공감을 이룬 지점은 양당의 철학이 공유되고 시너지가 날 수 있는 합당 방식이어야 한다는 점”이라면서 “양당이 시너지를 낼 방향으로 가기 위해 최대한 국민의힘 측에서 국민의당 사정을 배려하는 것이 대표로서 제 원칙”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지선에서 국민의당 측 인사들도 PPAT를 보게 될 경우 해당 시험 과목에 국민의힘 정강정책이나 당헌당규에 대한 내용이 포함돼 있어 불공정 논란이 일 수 있지 않겠냐’는 물음에는 “반 농담 삼아 이야기하지만, 우리 당에 정강정책을 모르시는 분들도 꽤 있다”면서 “기학습하신 분들이 많아서 역량에 차이가 날 것이라고 보지 않는데다 양당이 정강정책을 새로 개정하기로 한 이상 PPAT에 출제되는 부분도 양당이 공히 갖고 있는 부분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통합 공관위가 출범하면 국민의당 인사를 받아 새로운 공천룰을 만드냐’는 물음에는 “전혀 그런 것이 논의되지 않았다”면서 “안철수 대표도 저희 공천 원칙에 대해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통해 어느 정도 파악하고 계신 것으로 느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