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4일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최고고도 6200㎞ 이상, 비행거리 1080㎞로 탐지됐다. 정상각도보다 높은 고각으로 발사한 결과다. 정상 각도(30~45도)로 발사할 경우 사거리가 1만5000㎞를 넘어갈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이 이날 발사한 ICBM이 2020년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공개된 '화성-17형'일 가능성이 있다. 당시 열병식에서 11축 22륜짜리 이동식미사일발사대(TEL)에 실려 등장한 화성-17형은 길이 22~24m로 추정돼, 세계 최장 '괴물 ICBM'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미국 미니트맨-3의 길이는 18.2m, 중국 신형 DF(둥펑)-41은 21m, 러시아 신형 토폴-M은 22.7m다.
북한이 마지막으로 발사한 ICBM인 화성-15형의 경우 길이 21m에 TEL이 9축 18륜이었다. 화성-17형보다 짧고 가볍다. 직경도 화성-15형은 2m였지만 화성-17형의 경우 약 2.4m로 굵어졌다. 1단 엔진 수를 2기에서 4기(2쌍)로 늘리고 2단 액체 엔진도 신형으로 바꿔 추력을 키운 것으로 분석됐다.
북한은 2017년 11월 29일 발사한 '화성-15형'에 대해 최고고도 4475㎞, 사거리 950㎞로 53분 간 비행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ICBM은 4년 4개월 전보다 고도가 1725㎞ 더 올라갔고, 비행거리도 130㎞ 더 나갔다. 일본 방위성은 미사일이 약 71분간 비행해 홋카이도 도시마반도 서쪽 배타적경제수역(EEZ) 내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비행시간도 16분 증가했다.
이 같은 점으로 볼 때, 이번에 발사한 신형 ICBM의 사거리는 화성-15형의 최대 사거리였던 1만3000㎞를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화성-15형의은 사거리가 9000~1만3000㎞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는데, 화성-17형은 정상 각도로 발사할 경우 사거리는 1만5000㎞를 훨씬 넘어갈 것으로 군사 전문가들은 추산한다.
이 경우 미국 본토 전역은 물론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등 주요 대륙이 모조리 사정권 안에 들어간다. 북한이 다음 번에는 정상 각도로 최대 사거리를 시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화성-17형이 아닌 다른 기종의 ICBM일 가능성도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북한이 화성-15형을 발사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면서 "재원상에서 일부 차이가 있는데 엔진 추력을 향상하고 탄두부 무게를 재조정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군 소식통도 화성-17형이 아닌 다른 기종의 ICBM을 발사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전했다. 2017년 11월 마지막으로 쏜 '화성-15형'을 이번에 재발사했다면 사거리가 늘어난 것은 기술적 진전으로 평가된다.
북한이 ICBM의 다탄두 기술을 완성했는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탄두부 형태가 뭉툭했던 화성-15형과 달리 화성-17형은 핵탄두 2~3개가 들어가는 다탄두 탑재 형상으로 개발됐다. 목표 상공에서 탄두가 분리되므로 워싱턴과 뉴욕을 동시에 공격하는 것도 가능하다. 탄두부에는 다탄두 탑재형 ICBM에 필수적인 후추진체(PBV)도 일부 식별됐다. 다만, 탄두 분리 후 목표지점까지 운반하는 이 후추진체 기술이 완전한지는 파악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