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건으로 수감됐다가 가석방된 후 처음으로 만났다. 이 부회장이 경영 활동에 제한을 받고 있는 상황이지만, '사면'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다만 문 대통령과 이 부회장은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인재 제일' 경영철학에 공감대를 이뤘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희망 온(ON) 참여기업 대표 초청 오찬 간담회'에 참석,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희망온(ON)' 참여기업 대표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인재는 기업의 가장 확실한 투자처"라며 "삼성은 '인재 제일'이라는 창업주의 뜻을 이어 최고의 능력을 갖춘 '삼성인'을 배출해 왔다"고 했다.

이어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기업의 몫이고, 정부는 최대한 지원할 뿐"이라며 "청년들이 코로나로 인해 잃어버린 세대로 주저앉지 않도록 기업인 여러분께서 든든한 힘이 되어달라"고 했다.

삼성그룹 창업주 호암 이병철 (1910~1987) 회장의 글씨 '인재제일(人材第一)'(1981). /K옥션 제공

이 부회장은 문 대통령에게 "'인재 제일'을 말씀해 주셨고, 절대 저도 잊지 않겠다"고 했다. 이어 "참 코로나로 어려운 환경인데, 청년들이 말씀하신 대로 주저앉는 세대가 안 되게 저희가 열심히 경영하고 투자하고 좋은 일자리 만들어서 나라 경제에 힘이 되겠다"며 "우리 사회를 더 따듯하게 만드는 데 노력을 조금 더 하겠다"라고 했다.

이어 이 부회장은 "청년실업 문제, 양극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사회공헌 활동을 하고 있다"며 삼성 청년 SW 아카데미(SSAFY)를 언급했다. 그는 "소프트웨어 인력이 워낙 많이 필요하게 되니 사내에서 시작했다"면서 "지금 모든 산업계가 소프트웨어 인력이 더 필요해 외부로 확대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SSAFY가 수원·대전·광주·구미·부산에 있다면서 "앞으로 더 늘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이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희망 온(ON) 참여기업 대표 초청 오찬 간담회' 시작 전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간담회에는 이 부회장을 포함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구현모 KT 대표가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6개 기업 중 인재 육성과 관련해 삼성을 제외하고는 현대차의 'H모빌리티클래스'만 언급했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광주형 일자리' 기업인 광주글로벌모터스(GGM)에서 생산하는 경형SUV '캐스퍼'에 대해 말했다. 정 회장은 "(캐스퍼 생산 목표가) 올해 1만2000대였는데, 반도체 문제 때문에 1만대로 (생산량이) 줄었다"며 "공장이 자동화되더라도 공장, 기계, 로봇을 제어하고 보존하는 인력이 필요하다"며 "그 쪽 방향으로 계속 노력하겠다"고 했다.

\최태원 SK주식회사 회장(왼쪽부터), 최정우 포스코 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현모 KT 대표이사, 정의선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이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희망 온(ON) 참여기업 대표 초청 오찬 간담회'에 참석,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