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아들의 ‘불법 도박’ 등 의혹과 관련해 이 후보가 어디까지 책임져야 하는가에 대한 논란이 한창이다. 야권에서는 대선 캠프 비서실장 직책을 내놓았던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처럼 이 후보도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하는 주장을 내놓았지만, 여권에서는 이 후보의 아들이 20대 후반에 이른 상황에서 장 의원과 같을 수 없다고 반론을 내놓고 있다. 여권에서는 ‘가족 관련’ 검증이라도 배우자 문제가 자녀 문제보다 더 중요하다는 주장도 내놨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2차 국가인재 영입발표에서 마스크를 고쳐쓰고 있다. /연합뉴스

논란의 발단은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지난 16일 페이스북에서 “이 후보는 아들 일로 선거캠프 비서실장 직책을 그만둔 장제원 의원 수준에 상응하는 처신을 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권인숙 민주당 의원은 16일 오후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서 이 후보와 장 의원의 아들 논란을 비교하는 질문에 “(장 의원 아들은) 당시에는 미성년이었고 그리고 그 이후에 문제해결에 아버지의 힘이 개입된 문제들이 계속 반복적으로 이루어졌던 게 사실은 훨씬 논란을 키웠던 면이 있다”며 “(이 후보의 경우) 20대 후반의 아들의 삶에 대해서 우리 사회가 어느 정도로 부모에게 책임을 물을 것인가의 문제 아니면 그 과정에서 개입은 다른 차원일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장 의원은 17일 보도자료를 내고 “‘자녀 문제해결에 아버지의 힘이 개입되었다’, ‘개입이 반복적으로 이루어졌다” 등의 권 의원의 발언은 자당 대통령 후보를 비호하기 위해 날조한 파렴치한 발언”이라며 “장제원 의원은 아들 문제에 있어, 아버지의 힘으로 어떠한 개입도 하지 않았다. 권 의원은 오늘 내로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에 대해 진솔하게 공개 사과하고, 관련된 언론보도를 바로잡으라”고 요구했다.

한편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상황실장은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 장남의 불법 도박 및 성매매 의혹과 관련 “(대통령 후보) 자녀라 할지라도 사실상 대통령에게 영향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검증하기는 해야 한다”면서도 “그렇지만 부인만큼, 배우자만큼은 아니다”라고 했다. “후보 가족에 대한 검증은 행사할 권한에 비례해 이뤄져야 한다”라고도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허위 이력 및 수상경력 의혹 등이 더 중요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조 의원은 김씨 관련 의혹에 대해선 “허위 이력은 공적 영역으로 검증의 대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여러 대학교에서 반복적으로 문제되는 자료가 사용됐다”며 “이걸 확인해야 사과를 할 수 있겠다는 윤 후보 입장에 동의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김씨가 리플리 증후군이 아닌가 할 정도로 의심된다”고도 했다. 리플리 증후군은 현실을 부정하면서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허구의 세계를 진실이라 믿고 상습적으로 거짓말을 반복하는 증상을 일컫는 표현이다.

반면 조 의원은 이 후보 아들의 성매매 의혹에 대해선 “본인만이 아는 일”이라며 “본인은 해당 업소에 간 것은 맞지만 성매매는 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