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11일 조국 전 법무부장관과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을 향해 “남의 고통에 공감하는 뇌 기능이 아예 없거나, 크게 손상된 상태인 듯하다”고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조 전 장관의 자녀 입시 비리 등을 수사하다 ‘조국 사태’가 일어났는데, 조 전 장관과 추 전 장관이 수능 성적이 발표된 날 윤 후보를 징계하려 했던 일이 옳았다고 주장했다는 이유다.
국민의힘 선대위 정책총괄본부장을 맡고 있는 원 전 지사는 “어제(10일) 수능 성적통지표가 나왔다. 역대급 불수능이라 51만 수험생과 부모님들 마음이 복잡했을 것”이라며 “하필 이런 때 SNS 세상에 살고 계신 조국과 추미애, 두 전직 법무장관이 쌍끌이로 국민 분노에 불을 질렀다”고 했다.
법원은 전날 윤 후보가 검찰총장 시절 추미애 당시 장관에게 직무배제를 당한 일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각하했다. 그러자 조 전 장관은 “추미애가 옳았다”, 추 전 장관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조국 사태’를 사과한 게 “인간 존엄을 짓밟는 것”이라고 썼다는 것이다.
원 전 지사는 “’아, 이게 바로 저분들의 뇌 구조구나’ 했다”며 “‘저지른다→발뺌한다→남 탓 한다→남들 입에 재갈 물린다’ 4단 구성”이라고 했다. “입으로는 정의를 외치면서 온갖 술수를 써서 다른 학생들 기회를 빼앗고, 그러다 들키면 내로남불 스킬로 변명한다. 안 먹히면 ‘나를 비판하는 자는 기득권 카르텔’이라고 몰아붙인다. 그것도 안 먹히니 ‘조국방지법(언론중재법)’ 만들어 밀어붙이려 했다”는 설명이다.
이어 “이런 소리를 하필 수능통지표 나올 때 하는 걸 보면, 조국·추미애 두 분 모두 남의 고통에 공감하는 뇌기능도 아예 없거나 크게 손상된 상태인 듯하다”며 “정권 교체 왜 해야 하나,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하는 중”이라고 썼다.
앞서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한원교 부장판사)는 전날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낸 직무집행 정지 처분 취소 청구 소송을 각하했다. 재판부는 “원고는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할 소송의 이익이 더는 없어 소송이 부적합하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각하란 소송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경우 본안 판단 없이 내리는 결정이다.
추 전 장관은 이 판결이 나오자 페이스북에서 “윤석열 패소 판결”이라며 “정치탄압이라고 한 그의 정치 명분은 사라졌고, 한번 더 징계처분이 정당했음이 확인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축하 말씀 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라고 적었다.
조 전 장관은 페이스북에서”’각하’란 소송 요건을 갖추지 못해 본안 심리 없이 사건을 종결하는 것”이라면서 “이로써 추미애가 옳았음이 재확인됐다”고 했다. 이어 윤 후보를 향해 “법원 판결로 대선출마 명분이 무너졌다. 국민과 문재인 정부에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양수 국민의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법원이 검찰총장 직무배제 취소소송을 각하한 것은 (윤 후보가) 이미 검찰총장을 사퇴하였기 때문에 그 직무정지 명령이 적법하였는지 여부를 다툴 만한 ‘소의 이익’이 없다는 것”이라며, “민주당과 친여 인사들은 아전인수 식으로 법무부가 승소했다는 억지 주장을 한다”고 반박했다.
또 조 전 장관을 향해선 “법대 교수이면서 소송법상 ‘각하’의 의미를 왜곡하여 마치 당시 법무부의 결정이 옳았던 것처럼 진실을 호도하고 있다”며 “법리를 모른다면 법대 교수로서의 자질이 부족한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