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7일 '가장 기억나는 사건'으로 초임 검사 시절에 맡았던 소년범 사건을 꼽았다. 윤 후보는 보육원에서 자랐던 이 소년을 석방시켜서 보호자와 연결해주고, 손가락을 잘리게 한 공장에서 돈도 받을 수 있게 조치했다고 전했다. 다만 "(현재) 소식은 잘 모르겠다"면서 "잘 살고 있겠죠"라고 했다.
윤 후보는 이날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옥탑방의 문제아들'에 출연해 정형돈에게서 "검사 시절 잊지 못할 사건이 무엇이었냐"는 질문을 받았다. 송은이는 "온 국민이 아는 중요한 사건도 있고, 최순실 사건도 중요하다"고 했다.
윤 후보는 "여러 일들이 주마등처럼 흘러간다"며 옛 기억을 떠올리며 쉽게 답을 하지 못했다. 그러다 "그런 (유명한) 사건보다 초임 (검사) 시절 소년범 사건이 기억이 많이 난다"며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중3 정도 되는 소년이 구속돼서 송치됐고, (혐의는) 절도, 도로교통법 위반, 남의 신용카드를 쓰고 그런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윤 후보는 "그런데 보니 손가락이 잘려 있더라. 고아원에서 뛰쳐나와서 공장에 들어갔는데 선반(기계)에 손가락이 잘렸다"며 "나이 어린 애들 그런 것 시키면 안 되는데, 제대로 치료를 안 해서 잘렸더라"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법률구조공단에 얘기해 회사 상대로 소송을 걸게 해, (소년범이) 20살이 되면 (손해배상금을) 찾을 수 있게 조치하고 석방시켰다"고 했다. 이 소년을 돌봐줄 보호자로 의사도 구했다고 한다. 윤 후보는 "셋이서 중국집에서 자장면을 먹는데 양파를 안 먹더라"며 "구치소에서 집단감염에 안 걸리게 하려고 양파를 계속 먹였다"고 했다.
그런데 윤 후보가 해당 지청을 떠나기 직전에 그 소년이 다른 검사실에 구속돼 왔다. 윤 후보는 "학교 운동장에서 애들 돈을 뜯었다"며 "(그 검사실에) 들어가니 (소년이) 나를 못 보고 (고개를) 돌리더라고"라고 했다. 이어 "기록을 보니 법원에 가면 보석으로 나올 수 있어 보석신청서를 썼고, 석방 돼 (의사)선생님이 다시 병원 숙소에 데려다 놨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이후로는 (근무지를) 계속 옮겨 다녀서 소식은 잘 모르겠다. 1994년이었으니 지금 40대 초반. 잘 살고 있겠죠"라고 했다.
윤 후보는 이날 옛 소련의 음악가 쇼스타코비치를 다시 이야기했다. 앞서 윤 후보는 지난달 외신기자간담회에서 러시아 기자로부터 "러시아를 좋아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차이코프스키와 쇼스타코비치를 아주 사랑한다"고 답해 화제가 됐다. 당시 "특히 제2차 세계대전에서 레닌그라드(현 상트페테르부르크)가 나치에 포위됐을 때 그걸 견뎌내면서 쇼스타코비치의 음악이 러시아 국민들에게 큰 힘이 됐다"며 "전 세계 인류의 한 사람으로서, 러시아 국민들께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
윤 후보는 이날 방송에서 김용만이 '마지막으로 흘린 눈물'을 묻자, 윤 후보는 "자주 울컥한다"며 "영화를 봐도 감동적인 장면이 나오면 자주 울컥한다"고 했다. 이어 "레닌그라드 영화를 보면,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제7번 '레닌그라드'가 정말 감동적"이라며 "영화 생각이 나면서 약간 울컥했는데, 유튜브로 (답변 장면을) 보니 전혀 표가 안 나더라"고 말했다.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에 대한 일화도 소개했다. 윤 후보는 "아버지가 꼬장꼬장한 분이셨다"며 "대학교 때도 공부 안 하고 친구들과 늦게 다니니 고무호스를 실로 묶어놨더라. 엎드려뻗쳐서 맞고 나니 술이 딱 깨더라"고 했다.
김숙이 "요즘 새로운 다짐이 생겼을 것 같다"고 묻자, 윤 후보는 "대통령을 하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나, 현직 대통령이나 공부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했다. 그는 "완벽하게 준비된 사람은 있을 수 없고, 아무리 최고 공직자여도 늘 배우고 공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정치를 시작하고 정말 공부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를 시작한 후 5개월 간 많은 것을 배웠다고 했다. 윤 후보는 "이걸 안 했으면, 법조인으로 바라본 세상으로 끝났을 텐데"라며 "전국을 다니며 많은 사람들도 만나고 정치적 도전을 겪어나가며 배웠다"고 했다.
윤 후보는 방송을 마무리 지으면서 "오늘 시청률 안 나오면 어떡하나, 이거 제가 폐를 끼치게 돼서"라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