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3일 전북 전주를 찾아 “존경하는 박근혜 전 대통령도 힘들 때 대구 서문시장을 갔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위기가 닥칠 때마다 핵심 지지기반인 대구의 대표적 전통시장 서문시장을 찾곤 했는데, 이 후보도 민주당 핵심 지지기반인 호남을 시작으로 지지율 ‘골든크로스(역전)’를 꾀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3일 전북 전주시 '가맥집(슈퍼마켓 형식의 맥주집)'에서 열린 2030 청년들과의 쓴소리 경청시간'에서 술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이 후보는 이날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를 타고 전주를 방문해 청년들과 만나 ‘쓴소리 경청, 나 떨고 있니?’라는 주제로 열린 토크콘서트에서 한 청년이 ‘지지자들과 만나는 모습이 종교단체 같았다’는 지적에 이같이 말했다.

‘종교단체 같았다’는 거리 유세는 이날 전주 한옥마을에서 펼쳐졌다. 이 후보는 이날 전북 익산시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을 방문하고 전주시 한옥마을로 이동해 지지자들과 거리를 걷는 시간을 가졌다. 거리엔 300여명 가량의 시민들로 북적였다. 현장이 정리될 때까지 이 후보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멈춰있기도 했다.

이 청년은 이 후보에게 한옥마을에서의 ‘구름 인파’에 대해 “정말 청년과 분위기가 안 맞는다. 청년들에게 저런 것을 원하는 건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이 후보는 “그런 걸 원한다기보다, 정치인은 지지를 먹고 살기 때문에”라며 “원래 정치인들이 새가슴이 많다. 저를 비롯해서 위축될 때 누가 ‘우와’ 해주면 힘이 나고 자신감이 생기고 주름이 펴진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3일 전북 전주시 '가맥집(슈퍼마켓 형식의 맥주집)'에서 열린 2030 청년들과의 쓴소리 경청시간'에서 술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이 후보 대표 공약인 ‘기본소득’ 비판도 나왔다. 자신을 사회복지사라고 소개한 한 청년은 “기본소득과 복지국가가 상충한다”고 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복지 중 현금성 복지를 지역화폐(지역사랑상품권)으로 줘 매출증대 효과를 가져오자고 했고, 만들어 낸 게 기본소득 형태의 수요촉진책”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본소득은) 복지효과를 가지면서도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그러자 이 청년은 이 후보가 지급을 주장하는 지역화폐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넷플릭스를 지역화폐로 보지 못하는데, 의미가 있냐”는 질문이었다. 이 후보는 “이런 데(전통시장) 와서 쓰면 된다”고 했고, 이 청년은 “이런 데가 없는 지역이 많다”고 반박했다.

재정을 더 과감하게 써야 한다는 발언도 했다. 이 후보는 “전세계에서 가계부채 비율이 제일 높은 게 우리나라다. 전세계에서 국가부채비율이 낮다고 박수 쳐주지 않는다”며 “가진 사람들이 이익을 보고 서민들이 손해 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전북 익산, 전주 일정을 마친 이 후보는 매타버스 2일차인 내일 군산, 남원, 임실을 방문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3일 전북 전주시 '가맥집(슈퍼마켓 형식의 맥주집)'에서 열린 2030 청년들과의 쓴소리 경청시간'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