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3일 잠행을 이어가고 있는 이준석 대표에 대해 “굉장히 만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오늘도 사실 일정을 정리하고 (이 후보가 머무는) 제주도로 가려 했다”고도 했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비공개 선대위 회의를 한 후 기자들과 만나 “(이 후보가 제주도에서) 다시 장소를 옮기고 안 만나겠다 선언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윤 후보가 제주를 방문하더라도 만나지 않겠다’는 이 대표의 언론 인터뷰를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이 대표에 대해 길게 칭찬을 하기도 했다. 그는 “만날 때마다 번뜩이는 아이디어에 감탄했다”며 “만날 때마다 아주 공부도 되고 많은 정보도 됐다”고 치켜세웠다. 이어 “이 대표를 비판하는 분들한테도 ‘나는 만날 때마다 참 새로운 걸 배운다’, ‘나이는 젊어도 당 대표 맡을 자격이 있다’고 얘기를 해왔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우리 정당사에 정말 가장 최연소고, 100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 하는 젊은 당 대표를, 제가 대선 후보로서 함께 대장정을 간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그렇기 때문에 이런 작금의 상황에 대해 저도 좀 당황스럽고 제 스스로가 이해 안 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걸 오해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저는 이 대표에 대해 오해한 사실이 없다”며 “늘 대단한 인물이라고 생각했다”라고도 했다. “11·5 전당대회에서 후보가 된 바로 다음 날 가장 먼저 점심식사를 하면서 앞으로 선거운동을 어떻게 해나갈지에 대해 이 대표 본인이 준비한 것의 개요를 들었고, 굉장히 고맙게 생각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 대표는 전날 제주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준석이 홍보비를 해 먹으려고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던 인사를 후보가 누군지 아실 것”이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선, 윤 후보는 “그런 얘기를 들은 사실이 없다”고 했다. 해당 발언을 누가 했는지 모른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윤 후보에게 해당 발언을 한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후보 캠프 핵심 관계자)’에 대한 인사조치를 요구했다.
윤 후보는 “제가 인선에 대해서 정보를 공유하고 상의를 하려는 과정에서 홍보미디어 부분을 맡을 전문가를 추천해달라 했더니 이 대표 본인이 직접 하겠다고 해서 ‘하십시오’ 하고 즉석에서 그 일을 맡겼다”고 전했다. 이어 “그러고 나서는 다른 얘기를 들은 적이 없다”며 “들을 시간도 없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