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행에 나선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가 상경(上京)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1일 전해졌다. 내일(2일) 당의 선거대책위원회 회의가 예정돼있지만 이 대표가 참석하지 않을 가능성이 큰 셈이다. 이 대표는 ‘당대표 패싱’ 논란에 휩싸이자 지난달 29일 저녁 페이스북에 “그렇다면 여기까지입니다”라고 적은 뒤, 이튿날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부산과 전남 순천을 연달아 찾았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일 부산 사상구 장제원 의원 사무실로 들어가고 있다. /국민의힘 제공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조선비즈와의 통화에서 ‘내일 선대위 회의에 참석할 거냐’는 물음에 “상경 계획이 없다”고 했다. 다른 관계자도 “선대위 회의 참석 여부는 미정”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까지 휴대전화를 꺼둔 상태였다.

이 대표는 전날 김철근 당대표 정무실장, 김용태 청년최고위원과 함께 부산에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대표는 동행인들과 함께 이성권 부산시 정무특보와 식사를 했고, 가덕도 신공항 건설 문제 등 지역 현안의 진행 상황에 대해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이 대표는 같은 당 장제원(부산 사상) 의원 지역구 사무실을 방문했는데, 이에 ‘이 대표가 우회적으로 경고의 뜻을 보인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장 의원은 윤석열 대선 후보의 측근으로 최근 당내 갈등의 한 원인인 ‘익명 인터뷰’를 했다는 의심을 받기도 했다. 이 대표 측은 해당 방문에 대해 격려차 방문한 것이며 당원 증감 추이 등 지역 현안과 관련해 당직자들과 대화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전날 밤 9시쯤에는 부산 해운대에서 정의화 전 국회의장과 단 둘이 만나 조언을 구한 것으로도 확인됐다. 이 대표를 만난 정 전 의장은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이 대표가 오늘 상경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지만, 이 대표는 부산에 이어 순천을 방문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순천을 방문해 지역 당원협의회 위원장인 천하람 변호사를 만나 지역 현안에 대해 보고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 대표는 선대위 업무는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충남 천안을 찾아 중소기업인들과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는 홍보미디어총괄본부장을 맡고 있는데, 당 사무처 홍보국장을 통해 부산에서도 계속 선거 운동 계획과 실행 방안에 대해 보내오고 있다고 들었다”면서 “당무와 선대위 업무는 계속 수행하는 상태라고 본다”고 했다.

윤 후보는 이 대표가 부산을 찾은 이유에 대해서는 “리프레시 하기 위해 간 것 같다”고 했고, ‘이 대표와의 소통 여부’를 묻는 말에는 “서울을 올라가 봐야 알 것 같다”면서 “오늘 제게는 충청에서 많은 분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중요한 일이니, 우선 이 일을 마무리하고 생각해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