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29일 제20대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손 전 대표는 “대통령제를 폐지할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혔다. 헌법 개정을 통해 제왕적 대통령에 집중된 권한을 분산하겠다는 것이다. 손 전 대표의 대선 도전은 17·18·19대 대선에 이어 네 번째다.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김문관 기자

손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출마 선언식을 열고 “개헌으로 87년 체제를 청산하고 제7공화국을 열겠다”며 “대통령제를 폐지하고 의회중심의 연합정치라는 새로운 길을 열겠다”고 밝혔다.

손 전 대표는 출마 이유에 대해 “현재 대선 (분위기는) 나라를 이끌 비전을 보여주지 못한 채 상대를 헐뜯는 네거티브 선거”라며 “한 명이 대통령이 되면 다른 한 명은 감옥에 갈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승자가 모든 것을 차지하고 패자는 모든 것을 잃어버리는 승자독식 패자전몰의 제왕적 대통령제가 그 주범”이라며 “제왕적 대통령제와 거대 양당제는 오직 갈등과 분열, 대립과 투쟁만을 조장할 뿐,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의 길을 열어나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선이 3개월여 밖에 안남았는데 지금와서 왜 뜬금없는 출마냐 하고 의아해할 분이 많을 것이다”며 “그만큼 우리나라 정치 체제에 대한 아무런 담론이 없는 대선은 처음 봤다”고 했다. 그러면서 “새 대통령에게 필요한 리더십은 새로운 시대정신으로 대한민국을 미래로 이끌 ‘비전의 리더십’, 각계를 아우르는 ‘통합의 리더십’, 의회중심 정치를 통한 ‘민주주의 리더십’”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저는 돈도 조직도, 화려한 공약도 없다. 캠프도 없이 광야에서 홀로 외치는 심정으로 국민에게 직접 호소하는 ‘나 홀로 대선’”이라며 “누군가는 이 일을 해야 하며 그것을 제가 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 어떤 개인적 수모도 다 받아들이고, 대통령제 아래서 양당제의 극한 대결의 정치를 청산하고 합의에 따른 의회민주주의 정치가 뿌리내리는데 마지막으로 헌신 하겠다”고 했다.

손 전 대표는 14·15·16·18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1996년 보건복지부 장관, 2000년 경기지사를 역임했다. 2007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을 탈당해 대통합민주신당에서 17대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섰으나 패했고, 2012년 민주통합당 18대 대선 후보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2014년 7·30 재·보궐선거에서 낙선하자 정계은퇴를 선언하고 전남 강진 만덕산 흙집에 기거했다. 2016년 정계복귀해 2017년 국민의당 대선 경선에 나섰으나 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