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9일이면 대통령 선거 투표일이 100일 앞으로 다가오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오차 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며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과거 대선에서는 D-100 시점의 지지율 1위가 주로 당선의 영광을 거머쥐는 모습을 보였지만, 막판 역전극으로 예외를 만든 사례도 있었다. 전문가들은 올해 대선이 사상 유례 없는 양강 구도로 조기 안착된 만큼 과거 사례를 바탕으로 전망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한다.

일러스트=손민균

◇오차범위 내로 좁아진 1,2위 격차…사상 초유의 조기 양강구도

윤석열 후보는 대선 후보로 확정된 뒤 진행된 주요 여론조사에서 1위를 지켜왔지만 최근 조정기에 접어들었다. 비슷한 시기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총괄선대위원장 영입이 난항을 겪고 있는 점이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재명 후보는 최근 연달아 과거 언행을 사과하고, 전국민 재난지원금 연내 추가 지급 구상을 접는 등의 행보를 보이면서 바닥을 치고 반등을 시작했다. 선대위 재편 작업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요 여론조사업체 조사 결과 1,2위 후보 격차가 오차 범위 내로 좁혀졌다.지난 23~24일 헤럴드경제 의뢰 KSOI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는 윤석열 42.0%, 이재명 39.8%, 안철수 4.4%, 심상정 3.2%, 기타 후보 2.1% 등으로 나타났다.

지난 22~24일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의 전국지표조사(NBS,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4자 가상 대결 조사는 윤석열 35%, 이재명 32%, 안철수 5%, 심상정 3%. 지난 22~23일 머니투데이 의뢰 한국갤럽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는 윤석열 38.4%, 이재명 37.1%, 안철수 5.5%, 심상정 3.0%, 김동연 1.0%로 나타났다.

지난 22~23일 YTN 의뢰 리얼미터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는 윤석열 44.1%, 이재명 37.0%, 안철수 4.0%, 심상정 3.8%, 김동연 1.1%로 양자 격차가 7.1%p로 오차 범위 밖에서 유지되고 있으나 지난 8일 윤석열 46.2%, 이재명 34.3%의 11.9%p 격차보다는 좁아졌다.(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한국갤럽 대선후보 지지율 /조선DB

◇"D-100일 1위 주자가 거의 대통령 되더라…2002년은 예외"

이에 이재명 후보가 다시 지지율 1위 자리에 오를 수 있을 지가 관심사다. 소위 '골든 크로스'로 불리는 지지율 역전 현상을 이 후보가 만들어낼 수 있느냐의 문제다. 과거 사례를 보면 투표일로부터 100일 전후한 시점의 지지율 1위 주자가 청와대로 간 사례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12월 18~19일 경에 치러진 과거 대선의 D-100은 9월 9~10일 경이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이와 관련 "2002년을 제외하고는 경험칙으로 대략 100일 때 1위를 달린 사람이 거의 대통령이 되더라는 경험칙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갤럽에 따르면, 김대중 전 대통령이 승리한 15대 대선 때인 1997년 8월 13일 조사 때 김대중 후보가 32.5%로 이회창(19.3%) 이인제 (16.9%) 후보에 앞섰고, 같은 해 9월 27일 조사 때 김대중 31.9%, 이인제 23.3%, 이회창 17.1% 등으로 1위를 지켰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당선된 17대 대선 때인 2007년 9월 26일 조사를 보면 이명박 후보가 64.3%로 정동영(18.9%), 권영길(10.3%) 후보를 앞섰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선된 18대 대선 때인 2012년 9월 3~7일 조사를 보면 박근혜 후보가 40%로 안철수(25%) 문재인(15%) 후보보다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뽑힌 19대 대선 투표일은 2017년 5월 9일이었는데, D-96~97인 같은 해 2월 1~2일 조사 결과는 문재인 32%, 안희정 10%, 황교안 9%, 반기문 8%, 안철수·이재명 각 7% 순으로 나왔다.

예외도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선출된 2002년 16대 대선이다. 당시 2002년 8월 22일, 9월 22일 조사에서 1위는 이회창 후보였다. 8월 22일 조사 결과는 이회창 31.3%, 노무현 18.9%, 정몽준 29.7%, 권영길 2.3% 였고, 9월 22일 조사에서는 이회창 3.13%, 노무현 16.8%, 정몽준 30.8%, 권영길 1.6% 순으로 나타났다. 노 전 대통령은 그러나 선거 한달 여를 앞둔 시점에 정몽준 후보와 단일화를 성사시키며 지지율을 끌어올려 역전승했다.

다만 현 시점에서 이같은 과거 사례를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려운 점이 있다. 과거 대선과 달리 1,2위 격차가 오차범위 내에서 움직이는 양강구도가 조기에 형성됐기 때문이다. 여기 더해 각 후보들과 관련한 수사 이슈가 살아 있다는 점도 변수로 꼽힌다.

김형준 교수는 "D-100에 양강 구도가 이뤄진 것은 직선제 복귀 후 이번이 처음이라 섣부르게 경험칙을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2002년에는 1강(强) 이회창 2중(中) 노무현 정몽준으로 1강 2중 체제가 구축됐지만, 11월 노-정 단일화로 그게 뒤집어졌다. 2007년 선거는 이명박 후보가 압도적으로 우세였고, 2012년 선거도 100일을 앞둔 시점에는 박근혜 후보가 앞서고 문재인과 안철수 후보 지지율이 그 밑에서 움직이는 1강 2중 구도였다가 11월 단일화 이후 양강 구도가 됐다. 2017년 선거도 1강 구도였다"고 말했다.

그래픽=이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