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5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하향'하겠다고 했다고 주장하며, "쇄국정책 대원군이 그레타 툰베리를 혼내는 장면이 생각난다"고 했다. 그러나 윤 후보 측은 '하향'이 아닌 '재설계'를 말한 것이라며 "이 후보가 거짓 선동을 한다"고 했다.
◇윤석열 "NDC 재설계" 이재명 "NDC 50%로 상향"
앞서 윤 후보는 지난 8일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 폐기를 공언하면서 "탈원전을 하면서 탄소 중립을 이루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라고 했다. 또 그는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 이상 감축하겠다는 내용의 NDC에 대해 "가장 중요한 산업계와의 논의 절차가 없었기 때문에 이를 유지할 이유가 없다. 산업계에 엄청난 부담이 된다"며 새 정부 출범 이후 산업계, 환경 단체, 학계의 의견을 폭넓게 듣고 재설계에 나서겠다고 했다.
반면 이 후보는 지난 16일 기후활동가들과 간담회에서 "2030년까지 탄소(온실가스 배출량) 50%를 감축하겠다"고 공약했다. "탄소 감축 목표를 40%까지 올렸는데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며, 문재인 정부가 최근 설정한 것보다 목표를 더 높이겠다고 주장한 것이다. 문 대통령이 2030년 NDC를 40%로 상향하기 전 목표는 26.3%였다. 이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계승하고 있다.
정부가 제시한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는 2018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40% 감축하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일(현지 시각)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정상회의에서 이 목표를 발표하며, "매우 도전적 과제"라고 했다. 그런데 이보다 2030년 NDC를 10%포인트 더 높이겠다는 게 이 후보 공약이다. 또 이 후보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하기 위해 "태양열 등 재생에너지를 어디서나 자유롭게 생산하고 팔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재명, 윤석열 향해 "무지하다, 공부 더 하라"
이 같은 공약 차이를 두고 이 후보가 이날 윤 후보를 "무지하다"고 비난하며 설전이 벌어졌다. 이 후보는 페이스북에서 윤 후보를 향해 "탄소감축 하향이라니, 국제사회에서 고립을 자초하고 나라 경제를 망치는 무지 그 자체"라고 주장했다. 이어 "수술 안 하면 죽을 판인데, 아프다고 수술 피하는 격"이라며 "지구의 미아가 되자는 것이냐"고 했다.
또 "개인의 무지와 달리, 국가지도자의 무지는 국가의 운명과 국민의 삶을 위협하는 범죄"라며 "윤석열 후보님, 국정공부 좀 더 하시고 이 발언 취소하기 바란다"고 썼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외신기자클럽 초청 간담회 후 내신 기자들과 만나 "국제사회에 약속한 것을 어기려면 파리협정을 탈퇴해야 한다"며 "기업들이 탄소감축 목표를 이행하지 않으면 국제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쇄국정책하던 대원군이 살아 돌아와 그레타 툰베리를 혼내는 장면이 생각났다"고 했다. 툰베리는 스웨덴 환경운동가로, 2019년 유엔 본부에서 열린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 연설하며 유명해졌다.
◇윤석열 측 "이재명, 尹 입장까지 왜곡해 거짓 선동"
이 후보의 비난에 국민의힘 선대위 김병민 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후보가 이제 탄소중립에 대한 윤 후보 입장까지 왜곡해 거짓선동을 한다"고 반박했다. "'국제사회에 약속한 탄소감축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한 세부 방안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윤 후보의 입장을 왜곡해 거짓말을 한다"는 것이다.
김 대변인은 "국제사회에 약속한 NDC는 준수되어야 한다"는 것이 윤 후보 입장이라고 전했다. 또 "문재인 정부는 각 부문별로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량을 산출하면서 산업계와 충분히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확정했다"며 "NDC 준수를 위해서는 세부적인 조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김 대변인은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을 추진한 결과 국제사회에 약속한 2020년 감축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며 "전세계로부터 '기후악당' 비난을 받는 게 우리의 현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는 지키지 못할 약속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