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5일 당의 대선 선대위 구성과 관련해 당 대변인이 쓴소리를 한 데 대해 "대변인들을 참 잘 키웠다. 잘 크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는 "제가 봤을 때 정치는 그렇게 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지난 7월 5일 서울 중구 TV조선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변인 선발을 위한 토론 배틀 '나는 국대다(국민의힘 대변인이다)' 에서 이준석 대표(오른쪽 부터)가 2위 양준우, 1위 임승호 대변인, 4위 신인규 상근부대변인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미국 연방하원의원 방한단 접견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시행한 토론배틀 출신 대변인이 선대위에 쓴소리를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웃으며 이렇게 답했다. 전날(24일) '나는 국대(국민의힘 대변인)다'에서 1위를 해 상근대변인에 선발된 임승호 대변인이 당의 선대위 구성에 대해 "어떤 신선함과 감동을 주고 있냐"며 비판한 데 따른 것이다.

임 대변인은 전날 페이스북에 "솔직히 요즘 당 상황을 보고 있으면 답답하다. 불과 몇개월 전만해도 활력이 넘쳐나던 신선한 엔진이 꺼져가는 느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선대위 구성 과정이 진정 당원과 국민께 감동을 주고 있냐. 매일 선대위 명단에 오르내리는 분들의 이름이 어떤 신선함과 감동을 주고 있냐"고 했다.

임 대변인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향해 "연일 눈물을 흘리고 넙죽 엎드리고 있다. 모든 과오를 반성한다고 한다"며 "많은 분들이 쇼라고 침 한번 뱉고 말지만, 솔직히 저는 무섭다"고 했다. 그러면서 "상대는 숱한 선거를 치러온 후보고 지자체 평가에서 압도적 1위를 유지한 후보다. 이런 귀신같은 사람을 상대로 우리는 너무 안이한 생각을 갖고 있진 않냐"고 했다.

그는 "이에 반해 우리는 국민에게 어떤 비전을 제시하고 있냐"며 "국민의 기억에 남을만한 정책과 비전으로 열 손가락을 다 채울 수 있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냐"고 했다. 이어 "몇 주 전까지만 해도 기존의 우리 당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물밀듯 몰려오던 청년들이 신기루처럼 사라진 것 같지는 않냐"며 "혹시 '그래서 이재명 찍을 거냐. 어차피 우리 당 찍을거잖아'라는 안이한 생각에 갈 곳을 잃은 청년을 방치하고 있는 것은 아니냐"고 했다.

그는 "민주당이 심판의 대상이듯, 저희 역시 국민께는 여전히 심판의 대상이다. 지난날의 과오들을 과연 모두 용서받은 것일까"라며 "국민의힘을 지지한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기회가 몇년 만에 찾아 온 것인지 모르겠다. 이 황금같은 기회를 그저 흘려보내는 것 아닌가 하는 답답한 마음에 푸념해 보았다"고 했다.

임 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권성동 선대위 종합지원총괄 본부장을 만난 뒤 기자들에게 "권 본부장이 이런 말을 해줘서 고맙다고 했다"면서 "인사 등이 거절당하는 등 내부적인 어려움이 있으니 이해해달라는 말도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