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알바라도 케사다 코스타리카 대통령은 23일 대중교통을 전기차와 수소차로 교체할 예정이라면서, 한국차를 우선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과 카를로스 알바라도 케사다 코스타리카 대통령이 23일 청와대에서 과학기술, 디지털정부, 환경 분야 등에 대한 협력 양해각서(MOU) 서명식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알바라도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한-코스타리카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디지털, 과학기술, 우주항공, 관광, 영화, 수소전지, 전기모빌리티 분야에서 협력을 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알바라도 대통령이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정상회의 계기에 코스타리카의 기후·환경 정책을 설명하고 각국 지도자들의 행동 변화를 촉구한 것이 인상적이었다"며 "탄소중립 과정에서 양국이 긴밀히 협력하여 정책 목표 달성을 촉진하고 국제사회의 기후변화 대응을 선도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문 대통령은 "코스타리카의 '3D 경제 달성 정책'(디지털화, 탈탄소화, 지방분권화)과 우리나라의 그린 뉴딜 정책을 연계시키고, 이번에 체결하는 '환경 협력 양해각서'를 기반으로 양국 간 녹색기술, 생물다양성 연계 협력이 강화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이어 "양국 간 디지털 전환 협력이 더욱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카를로스 알바라도 케사다 코스타리카 대통령이 23일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알바라도 대통령은 "환경 분야에서는 생물다양성과 관련해 인비오 국립연구소와 한국생명과학연구소가 2008년부터 공동연구를 하고 있다"며 "오늘 맺게 되는 디지털 정부, 과학기술 협력 양해각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중요한 기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알바라도 대통령과 양국 관계를 행동지향적 포괄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해 분야별 협력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정부 서비스 디지털화, 디지털·친환경 인프라 확충, 폐기물 처리, 저공해차 보급 등이 구체적인 협력 분야로 제시됐다.

양 정상은 기후변화 대응 및 탄소중립 달성 필요성에 깊은 공감대를 확인하고, 이를 바탕으로 양국 협력을 강화해 국제사회의 기후변화 대응 노력을 선도하자는데도 의견을 모았다.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양국의 구체적 협력 방안을 담은 공동선언문도 채택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카를로스 알바라도 케사다 코스타리카 대통령이 23일 청와대에서 열린 과학기술협력 양해각서(MOU) 서명식에 참석, 박수치고 있다.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파울라 베가 카스티요 코스타리카 과학혁신기술통신부 장관이 과학기술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코스타리카는 법, 정책, 관행을 성공적으로 개혁해 올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이 됐다"며 "현재 추진 중인 '2050 탈탄소 국가계획'은 전 세계 탄소중립의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중미 지역 협력과 관련해 "한국은 중미통합체제(SICA) 옵서버 가입, 한-중미 FTA 전체 발효, 중미경제통합은행(CABEI) 가입 및 신탁기금 설치 등의 제도적 토대를 바탕으로 대 중미 외교를 적극 추진 중"이라고 했다.

1980년생인 알바라도 대통령은 코스타리카 역사상 최연소 대통령이다. 2018년 당선 당시 만 38세였다. 평소 소탈한 행보를 보여온 알바라도 대통령은 이번 방한 때도 전용기가 아닌 미국 델타항공의 이코노미석을 이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직접 배낭을 메고 오는가 하면 직접 여권을 꺼내 입국 수속을 밟아 여타 정상들과는 다른 면모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알바라도 대통령은 이날 저녁 문 대통령과의 국빈만찬을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