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8일 선대위 구성과 관련해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원톱 체제는 것은 기정사실화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 전 위원장이 비토한 것으로 전해진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선대위 합류와 관련해서는 “김병준 전 위원장이 김종인 전 위원장에게 굉장히 세게 들이받은 인터뷰들도 있다”며 “왜 그런 인터뷰를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분이 노력해서 풀어야 되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만화로 읽는 오늘의 인물이야기 비상대책위원장-김종인' 출판기념회에서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선대위 구성이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 “김 전 위원장의 의견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그분의 의중이 반영되는 과정이 아니겠냐”라고 말했다. 그는 “오는 20일 전에 선대위가 출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던 이유는 더불어민주당처럼 1, 2, 3차 발표의 형태로 하지 않을까 해서 그랬던 것인데, 후보의 의중은 완성된 안을 내자는 것이라 늦어지는 게 아닌가 싶다”고도 했다.

그는 전날(17일) 윤 후보와 선대위 구성을 상의하기 위해 만나기로 했으나 불발된 것과 관련한 ‘당 대표 패싱’ 논란과 관련해서는 “후보가 김종인 전 위원장과 상의해 타결점을 찾은 뒤 저와 상의하려고 했던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종인 전 위원장과 상의하는 과정에서 성안된 것을 만들지 못했기에 저에 대한 접선도 연기된 것이라고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당 대표 패싱’이라고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전날 오후 1시 50분쯤 윤 후보의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를 찾았으나 윤 후보와 만나지는 못했다. 이 대표는 오후 4시쯤 당사 밖 기자들과 만나 “후보와 만나기로 했는데, 불발됐다”면서 “후보의 일정이 시시각각 변하니 전화 통화로 다 이야기했다”고 했다. “애초에 후보가 김종인 전 위원장을 지난 월요일(15일)에 만나고 오늘 다시 논의하기로 했는데, 후보가 오늘 김종인 전 위원장을 만나겠다고 하면서 김 전 위원장을 만난 뒤 연락을 하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5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에서 열린 만화로 읽는 오늘의 인물이야기 '비상대책위원장-김종인'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김 전 비대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후보는 전날 오후 김종인 전 위원장을 만나 선대위 구성에 대해 상의했다. 윤 후보 수석대변인인 이양수 의원은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김종인 전 위원장과의 만남 사실을 밝히며 “윤 후보가 김종인 전 위원장과 선대위 구성·조직에 대해 대체적인 의견 일치를 보았고 중요 직책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면서 “후보의 인선 방안에 대해서 큰 이견은 없었다”고 했다.

다만 김종인 전 위원장은 ‘윤 후보와 만나지 않았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는 전날 오후 자신의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가 하루 종일 여기(사무실에) 있었는데 누구를 만났겠냐”고 했다. 이에 윤 후보가 구상한 선대위에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이 ‘상임선대위원장’으로,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국민통합위원장으로 임명하는 인선이 포함돼 김 전 위원장이 이에 대해 비토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해당 분석에 대해 “김종인 전 위원장으로부터 전해 듣지 못했다. 제가 직접 전달할 수 있는 위치는 아니고, 우리 당내 인사들(을 통해 들었다)”면서 “김병준 전 위원장이 과거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김종인 전 위원장을 세게 들이받은 인터뷰도 있어서 그분이 노력해서 풀어야 되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그는 ‘김병준 전 위원장이 개인적으로 사과하면 풀릴 일이겠냐’는 사회자의 질문에는 “그런 모양새를 취하면 좀 나아질 수 있는 것”이라며 “김병준 전 위원장이 개인이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제가 나서서 풀기 어렵다”고도 했다.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조선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