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수도권 지지율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2017년 이후 전국 단위 선거에서 서울, 경기 등에서 단 한 차례도 1위를 내준 적 없던 민주당 대선 후보임에도 불구하고, 주요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게 뒤처지는 양상이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자신의 '안방' 격인 경기도에서도 윤 후보에게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그래픽=손민균

여론조사업체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12~13일 전국 성인 1009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를 물은 결과 이 후보는 32.4%로 윤 후보 45.6%보다 13.2%포인트(p)가 낮았다.(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p)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크게 난 까닭은 인구가 많고 민주당 지지세가 강했던 수도권에서 이 후보 지지율이 윤 후보보다 크게 낮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은 이 후보 30.9%, 윤 후보 52.5%로 20%p가 넘는 차이를 보였다. 이 후보가 얼마전까지 단체장을 지냈던 경기도를 포함한 조사권역인 경기인천에서 이 후보는 35.1%로 전국 지지율보다 높은 지지율을 보였지만, 윤 후보가 얻은 지지율 41.8%를 뛰어넘지는 못했다.

엠브레인퍼블릭, 케이스탯, 코리아리서치, 한국리서치가 지난 8~10일 전국 성인 1009명 대상으로 투표 의향을 조사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는 이재명 32% 윤석열 39%라는 결과가 나왔다. 서울에서 이재명 27% 윤석열 39%라는 결과가 나오며 전국 평균보다 더 큰 격차를 보였다. 인천경기에서는 이재명 33% 윤석열 37%를 기록했다.(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p)

또다른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7~8일 전국 성인 2014명에게 차기 대선 후보 선호도를 물은 결과에서도 이 후보(34.2%)는 윤 후보(46.2%)보다 12.0%p가 낮았다. 역시 서울에서 이재명 30.9%, 윤석열 50.5%로 20%p 가까운 격차를 보였다. 인천경기에서는 이재명 34.7%, 윤석열 44.8%다.(신뢰수준 95%, 표본오차 ±2.2%p)

민주당은 지난 2017년 19대 대선 승리 이후 전국 단위 선거 때마다 매번 서울과 경기에서 승리를 챙겼다. 2017년 대선 때는 문재인 대통령이 서울에서 42.34%를 얻으면서 서울 2위 득표자인 안철수 후보 22.72%에 크게 앞섰다. 경기도에서도 42.08%를 얻으면서 안 후보 22.91%를 압도했다. 둘 다 문 대통령의 전국 평균 득표율 41.08%보다 1%p 이상 높은 수치다.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때 서울에서는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52.79%를 얻어 23.34%를 얻은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를 눌렀고, 경기에서는 이재명 후보 56.4%, 남경필 후보 35.5%로 민주당이 승리했다. 함께 치러진 광역의회 비례대표 선거에서도 민주당은 서울에서 50.9%, 경기에서 52.8%의 높은 득표율을 달성했다. 2020년 21대 총선에서 정당명부 비례대표 투표 결과도 민주당의 꼼수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이 서울에서 33.2%, 경기에서 34.7%를 득표해 두 지역에서 각각 1위를 차지했다.

수도권 지역 민심의 풍향은 올해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바뀌었다. 오세훈 시장이 57.5%를 얻어 당선됐는데, 민주당 박영선 후보의 득표율이 39.2%에 그쳤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 모든 자치구에서 오 시장이 앞서는 결과 나와 여당에 충격을 안겼다. 2018년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서초구를 제외한 24개 자치구에서 민주당이 앞섰다.

정치권에서는 오는 22일로 예정된 국세청의 종합부동산세 고지서 발부가 다시 한 번 수도권 표심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종부세 대상이 되는 고가주택이 수도권에 밀집해 있기 때문에, 지난해보다 급등한 종부세액을 마주한 종부세 대상자들의 불만이 여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와 관련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현 정부 부동산 정책으로 가장 피해를 보고 있는 사람들이 수도권 사람들이고, 특히 서울은 다른 곳보다 훨씬 빠르게 주택 가격이 급등했고 이에 따른 반감도 굉장히 강하다"라며 여론 변화 원인을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가 이낙연, 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누르고 당의 후보가 되는 과정에서 호남을 연고로 둔 수도권 유권자들이 갖게 된 상실감도 일부 작용하는 것으로 본다"고도 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