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합류 여부에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금 전 의원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 처리, 이른바 ‘조국 사태’ 등에서 당론과 다른 제 목소리를 내다 지난해 더불어민주당에서 탈당했다. 정치권에서는 그의 영입이 윤 선대위의 ‘확장성’을 보여주는 카드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5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에서 열린 만화로 읽는 오늘의 인물이야기 '비상대책위원장 김종인'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김 전 비대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윤 후보, 김 전 비대위원장, 금태섭 전 의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연합뉴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야당 의원은 최근 조선비즈와 만나 “금 전 의원의 윤석열 선대위 참여는 확실시 된다”라고 말했다. 금 전 의원은 지난 15일 나온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자서전 성격의 만화책 ‘비상대책위원장 김종인’ 발간위원장을 맡았다. 그는 같은 날 출판기념회에도 김 전 위원장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이 책 첫 장에는 금 전 의원의 사진과 이력이 실려있다. 2016년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2017~2018년 제20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 2018~2019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부대표, 2019년 더불어민주당 총선기획단 등이 적시됐다. 그는 2020년 10월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했다.

금 전 의원은 주요 사안에 대해 여당과 다른 뚜렷한 소신을 밝히며 이른바 ‘미스터 쓴소리’로 불렸다. 그는 2019년 말 공수처 법안 처리를 놓고 여야가 대립할 때 더불어민주당의 당론과 달리 정부 공수처안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당시 그는 “공수처의 수사 대상인 판사, 검사, 정치인들을 계속해서 살피게 된다”며 “사법부의 독립성이나 정치인들의 활동을 위축시킬 것”이라고 발언했다. 본회의에서도 당론을 거부한 채 기권표를 던졌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의 비난이 쏟아졌고, 당으로부터 징계까지 받자 공개적으로 반발했다. 그는 지난해 6월 “국회의원이 양심과 소신에 따라 한 표결을 이유로 징계하는 것은 헌법 정신에 반하는 일”이라고 했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17일 서울 성동구 서울숲 포휴에서 열린 여야 대선 후보에 대한 정책을 검증하는 선후포럼 유튜브 생방송에 참여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권경애 변호사, 김 전 부총리,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금태섭 전 의원. /연합뉴스

◇주요 사안마다 제 목소리 내 민주당 지지층은 반발

그는 이른바 ‘조국 사태’ 때도 제 목소리를 냈다. 2019년 9월 그는 “어느 편이냐에 따라서 잣대가 달라졌다는 것은 공정함을 생명으로 해야 하는 법무부 장관후보자(조국 서울대 교수)로서 큰 흠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총선을 ‘조국 수호선거’로 치를 수 없다”고도 했다. 이 같은 소신발언 탓, 그는 민주당 지지자들의 문자 폭탄에 시달리기도 했고, 당 내에서도 껄끄러운 존재가 됐다. 결국 지난 총선 당내 경선에서 탈락하고 탈당했다.

아울러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었던 황희 문화체육부 장관이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복무 의혹을 증언한 당직 사병의 실명을 공개하며 비판하자, “청년에게 단독범이라는 말을 쓰다니 제 정신인가”라고 따져 묻기도 했다. 또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자신을 ‘조국 똘마니”라고 지칭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를 고소하자 김 의원을 향해 “아직도 자기가 진보라고 생각하고 있을까”라며 “그러라고 사람들이 촛불을 든 게 아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당시 정치권 안팎에선 금 전 의원의 탈당이 토론과 비판이 사라진, 당내 소신 발언을 수용하지 못하는 민주당의 현주소를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금 전 위원은 “활발한 토론과 비판정신을 강점으로 하던 민주당이 어쩌다 이런 모습이 됐는지 너무나 안타깝타”고 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운데)가 17일 오전 천안함 유족 등을 면담하기 위해 당사에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尹 선대위의 ‘확장성’ 보여주는 카드 평가

윤 후보 선대위는 이르면 18일 1차 인선을 앞두고 있다. 인선에 대해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지만, 김 전 위원장은 조만간 발표될 윤 후보 선대위에서 총괄선대위원장에 ‘원톱’으로 기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국민의힘 권영세 의원은 17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 전 위원장의 총괄선대위원장 원톱 체제를 기정사실로 봐도 되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국민의힘 당사로 출근하는 길 기자들과 만나 ‘선대위 인사 어느정도 나왔나’는 질문에 “원래 인사 이야기는 발표 전에 안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 전 위원장과 만날 예정이냐’는 질문에는 “인사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다 믿지 말라”고 했다. 윤 후보는 선대위 발표 시점에 대해선 “오늘(17일)은 아니다”고 했다.

다만 윤 후보는 전날 직접 “‘당 밖 인사’ 영입 채비도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선대위 구성 원칙에 대해 “많은 분들이 함께하고, (후보가 아닌) 당이 중심이 되는 것”이라며 “정권교체를 바라는 당 바깥의 분들을 영입하고 싶다”고 했다. 이 발언이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탈진보’ 세력에게 문을 열겠다는 의미로 해석되기도 했다. 금 전 의원이 탈진보, 중도 이미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정치권 인사는 “금 전 의원을 영입하면 윤 후보 선대위의 ‘확장성’을 보여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정치권에선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으로 김기현 원내대표와 나경원 전 의원,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등과 함께 금 전 의원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금 전 의원은 조선비즈와 통화에선 “아직 선대위 측의 공식적인 연락을 받은 바 없다”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