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합류 여부에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금 전 의원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 처리, 이른바 ‘조국 사태’ 등에서 당론과 다른 제 목소리를 내다 지난해 더불어민주당에서 탈당했다. 정치권에서는 그의 영입이 윤 선대위의 ‘확장성’을 보여주는 카드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야당 의원은 최근 조선비즈와 만나 “금 전 의원의 윤석열 선대위 참여는 확실시 된다”라고 말했다. 금 전 의원은 지난 15일 나온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자서전 성격의 만화책 ‘비상대책위원장 김종인’ 발간위원장을 맡았다. 그는 같은 날 출판기념회에도 김 전 위원장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이 책 첫 장에는 금 전 의원의 사진과 이력이 실려있다. 2016년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2017~2018년 제20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 2018~2019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부대표, 2019년 더불어민주당 총선기획단 등이 적시됐다. 그는 2020년 10월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했다.
금 전 의원은 주요 사안에 대해 여당과 다른 뚜렷한 소신을 밝히며 이른바 ‘미스터 쓴소리’로 불렸다. 그는 2019년 말 공수처 법안 처리를 놓고 여야가 대립할 때 더불어민주당의 당론과 달리 정부 공수처안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당시 그는 “공수처의 수사 대상인 판사, 검사, 정치인들을 계속해서 살피게 된다”며 “사법부의 독립성이나 정치인들의 활동을 위축시킬 것”이라고 발언했다. 본회의에서도 당론을 거부한 채 기권표를 던졌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의 비난이 쏟아졌고, 당으로부터 징계까지 받자 공개적으로 반발했다. 그는 지난해 6월 “국회의원이 양심과 소신에 따라 한 표결을 이유로 징계하는 것은 헌법 정신에 반하는 일”이라고 했다.
◇주요 사안마다 제 목소리 내 민주당 지지층은 반발
그는 이른바 ‘조국 사태’ 때도 제 목소리를 냈다. 2019년 9월 그는 “어느 편이냐에 따라서 잣대가 달라졌다는 것은 공정함을 생명으로 해야 하는 법무부 장관후보자(조국 서울대 교수)로서 큰 흠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총선을 ‘조국 수호선거’로 치를 수 없다”고도 했다. 이 같은 소신발언 탓, 그는 민주당 지지자들의 문자 폭탄에 시달리기도 했고, 당 내에서도 껄끄러운 존재가 됐다. 결국 지난 총선 당내 경선에서 탈락하고 탈당했다.
아울러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었던 황희 문화체육부 장관이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복무 의혹을 증언한 당직 사병의 실명을 공개하며 비판하자, “청년에게 단독범이라는 말을 쓰다니 제 정신인가”라고 따져 묻기도 했다. 또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자신을 ‘조국 똘마니”라고 지칭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를 고소하자 김 의원을 향해 “아직도 자기가 진보라고 생각하고 있을까”라며 “그러라고 사람들이 촛불을 든 게 아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당시 정치권 안팎에선 금 전 의원의 탈당이 토론과 비판이 사라진, 당내 소신 발언을 수용하지 못하는 민주당의 현주소를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금 전 위원은 “활발한 토론과 비판정신을 강점으로 하던 민주당이 어쩌다 이런 모습이 됐는지 너무나 안타깝타”고 했다.
◇尹 선대위의 ‘확장성’ 보여주는 카드 평가
윤 후보 선대위는 이르면 18일 1차 인선을 앞두고 있다. 인선에 대해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지만, 김 전 위원장은 조만간 발표될 윤 후보 선대위에서 총괄선대위원장에 ‘원톱’으로 기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국민의힘 권영세 의원은 17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 전 위원장의 총괄선대위원장 원톱 체제를 기정사실로 봐도 되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국민의힘 당사로 출근하는 길 기자들과 만나 ‘선대위 인사 어느정도 나왔나’는 질문에 “원래 인사 이야기는 발표 전에 안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 전 위원장과 만날 예정이냐’는 질문에는 “인사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다 믿지 말라”고 했다. 윤 후보는 선대위 발표 시점에 대해선 “오늘(17일)은 아니다”고 했다.
다만 윤 후보는 전날 직접 “‘당 밖 인사’ 영입 채비도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선대위 구성 원칙에 대해 “많은 분들이 함께하고, (후보가 아닌) 당이 중심이 되는 것”이라며 “정권교체를 바라는 당 바깥의 분들을 영입하고 싶다”고 했다. 이 발언이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탈진보’ 세력에게 문을 열겠다는 의미로 해석되기도 했다. 금 전 의원이 탈진보, 중도 이미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정치권 인사는 “금 전 의원을 영입하면 윤 후보 선대위의 ‘확장성’을 보여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정치권에선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으로 김기현 원내대표와 나경원 전 의원,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등과 함께 금 전 의원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금 전 의원은 조선비즈와 통화에선 “아직 선대위 측의 공식적인 연락을 받은 바 없다”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