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광주광역시와 전남 목포를 연이어 방문하며 호남 유권자에게 공을 들였지만, 호남 민심은 여전히 한 자릿수의 지지율을 보이며 냉랭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두환 옹호 발언'과 '사과받는 개' 사진으로 논란이 된 이후 반전을 노린 행보였지만, 효과는 크지 않은 것이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지난 10일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취재진의 질문 도중 이마를 만지고 있다. /공동취재단

윤 후보는 지난 10일부터 이틀간 호남 행보를 벌였다. 광주광역시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한 뒤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저의 발언으로 상처받으신 모든 분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는 입장문을 읽었고, 방명록에는 "호남 출신 동료들이 잘 쓰던 표현"이라며 '반듯이'라고 적기도 했다. 또 전남 목포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을 방문해 "김대중 정신은 국민통합"이라며 "김대중 전 대통령의 지혜를 배우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윤 후보의 호남 행보가 마무리된 11일 발표된 전국지표조사(NBS)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윤 후보의 호남 지지율은 9%로 나타났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66%)와의 격차는 57%포인트였다. 해당 여론조사는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전국 성인 1009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다. 윤 후보는 지난 5일 호남 행보를 발표했고, 10일 민주묘지에 참배하고 사과했다.

윤 후보의 호남 지지율은 같은 기관이 지난 4일 발표한 여론조사(5%)보다 상승했지만, 한 자릿수를 벗어나진 못한 셈이다. 해당 조사에서 이 후보(63%)와의 격차는 58%포인트 였다. 호남 행보 직후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소폭(1%포인트) 줄어들었지만 오차범위 내인 것이다.

윤 후보가 여당세가 강한 호남에서 한 자릿수 지지율에 머무르고 있지만, 야권세가 강한 대구·경북(TK) 지역의 이 후보 지지율은 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1일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는 TK 지역에서 24%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지난주 조사보다 14%포인트 상승했다. 윤 후보의 지지율은 같은 기간 59%에서 56%로 소폭 하락했다.

윤 후보는 자신에 대한 논란에 사과하고 통합을 강조하면서 대구 행보를 검토하고 있다. 윤 후보 측은 '후보 선출 이후 첫 지역 일정으로 호남을 방문했는데, 다음 지역 일정은 어느 곳이 되겠냐'는 질문에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도 "경선 과정에서 큰 성원을 보내 주신 대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1일 오전 전남 목포시 김대중 노벨평화상기념관를 방문, 김 전 대통령의 1대1 크기 사진과 악수하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후보의 지지율이 한 자릿수를 벗어나지 못하는 데 대해서는 '정상적'이라면서도 '변동의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당시 최다 표차로 당선됐던 이명박 대통령도 호남 득표율이 10%를 넘지 못 했고, 박근혜 대통령이 겨우 10%를 넘겼다"면서 "한 자릿수 지지율은 정상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호남도 이재명 후보가 좋아서 찍는 것이 아니기에 흔들릴 여지가 있다"고 했다. "역대 대선을 보면 민주당계 후보들이 80% 이상의 지지율을 얻었는데 이 후보가 그렇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호남에서 두 자릿수를 기록했던 것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호남동행 정책을 펴고, 민주 묘지에서 무릎 꿇고 사과한 것 등이 기여했다"면서 "윤 후보가 장기적으로 진정성 있게 사과하는 모습을 보이고 호남에 대한 획기적 정책이나 인사를 중용하면 호남 민심도 윤 후보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 후보와 윤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TK 지역에서 호남보다 작은 것에 대해서는 "산업화 시절 영남 지역에 공단이 발달하며 호남에서 넘어온 인구가 많기 때문"이라고 했다. "TK 지역 사람들이 이재명 후보를 안동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은 아니다"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도 TK 지역에서는 10% 지지율을 가져갔다. 이 후보가 확장성이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