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되면서 경쟁자 홍준표 의원을 지지하던 2030층의 이탈이 이어지고 있지만, 윤 후보의 젊은층 지지율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홍 의원의 지지층이 탈당을 이어가고 있지만, 지지율에 미치는 영향력은 크지 않은 것이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난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평화의광장에서 열린 제5회 대한민국 청년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뒤 청년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윤석열 캠프 제공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7일부터 이틀간 전국 성인 2014명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에서 대선 가상 4자 대결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2.2%포인트) 윤 후보의 20대 지지율은 41.8%로 나타났다. 30대 지지율은 39.5%, 40대 지지율은 32.9%로 집계됐다. 같은 기관이 지난 달 말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의 20대 지지율이 18.8%였던 점과 비교하면 2배 이상 오른 것이다. 해당 여론조사의 30대 지지율과 40대 지지율 역시 각각 29.0%, 27.4%로 후보 선출 이후 보다 5~10%포인트 가량 낮았다.

윤 후보는 지난달 25~26일 전국지표조사(NBS)의 국민의힘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20대, 30대, 40대에서 각각 3%, 8%, 9%의 지지율을 얻으며 '3·9·8 후보'라는 비판을 받았는데, 경선 이후 정반대의 상황이 됐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윤 전 총장의 20대 지지율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23.3%),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9.3%), 심상정 정의당 후보(8.6%)보다 높았다.

홍 후보 낙선 이후 주말(6~7일) 동안 홍 의원을 지지했던 청년 책임 당원 약 2100명이 탈당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작 윤 후보의 청년층 지지율은 오른 셈이다. 이준석 당 대표는 지난 6일 윤 후보와의 오찬회동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2030층 당원 탈당'에 대해 "2030층의 우리 당에 대한 지지는 어느 특정 인사가 전유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윤 후보도 충분히 젊은 세대에 소구력을 갖고 있다"고 했다. 2030층의 지지가 홍 의원의 전유물은 아니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만 이 대표는 청년층의 이탈에 대해 연일 경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는 지난 8일 같은 당 김재원 최고위원이 '청년층 탈당자가 40명밖에 안 된다'고 한 발언에 대해 '전당대회 이후 탈당원서 접수 현황'을 공개하며 "몇십년만에 찾아 온 정치변화의 기회에 젊은 세대에게 40명 남짓 탈당했다는 식으로 조롱조로 이야기하는 것은 상식 밖"이라고 했다.

윤 후보도 '원팀'을 강조하면서 청년층에 큰 지지를 받았던 홍 의원에게 승복을 넘어선 협력을 구하고 있다. 윤 후보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홍 의원이 선대위 불참 의사를 밝힌 것과 관련해 "시간을 드려야 할 것"이라면서 "도와주실 것"이라고 했다.

윤 후보의 청년층 지지율 상승에 대해 후보들은 불협화음을 보이고 있지만 지지층은 이미 '원팀'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윤 전 총장의 지지율 상승은 다른 후보를 지지하던 지지층이 윤 후보에게 옮겨온 것"이라며 "국민의힘 지지층은 무엇보다 정권교체를 바라기에 이탈은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홍 후보의 낙선으로 실망감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들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등을 찍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