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전국민 위드코로나 방역지원금’라는 명칭으로 내년도 예산안에 편성해 내년 1월에 지급하기로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연일 주장해 온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당 차원에서 공식화한 것이다. 올해 추가 세수를 재원으로 한다는 방침으로, 추가로 국채를 발행하지 않을 경우 1인당 20만~25만원 정도 지급이 가능하다는 구상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왼쪽)와 윤호중 원내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요소수 관련 긴급점검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반면 정부는 여전히 추가 재난지원금 지급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김부겸 총리는 전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 정책질의에서 “현재로서는 올해 추경을 집행하기엔 물리적인 시간이 어렵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도 “여러가지 요건상 올해는 추경도 있을 수 없을 것 같고 여러 가지로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대선이 예정된 내년 3월까지 불과 두달여 앞두고 이재명 후보의 공약인 재난지원금을 지급한다는 점에서도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정의당 의원총회에서 “대선이 임박하자 조급함을 숨기지 못하는 이재명 후보와 더불어민주당”이라면서 “코로나로 인해 실제로 피해 본 국민들은 외면하고, 선거용 전국민 재난지원금만 밀어붙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9일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의 일상 회복과 개인 방역을 지원하기 위해 전국민 위드코로나 방역 지원금의 지급을 추진하겠다”면서 “내년 예산에 반영해 내년 1월 회계연도가 시작되면 최대한 빨리 국민에 지급해, 개인 방역에 힘쓰고 있는 국민의 방역물품 구매와 일상 회복을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재원에 대해서는 “초과 세수분을 유예, 내년 세입을 늘려서 충당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지원금의 구체적인 지급 규모와 시기, 재원, 절차 등에 대한 논의가 매끄럽게 이뤄질 수 있도록 여·야·정 협의를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박완주 정책위의장도 “위드코로나 방역 지원금은 고통 감내에 대한 지원금도, 소비 진작을 위한 것도 아니라 방역 물품을 지원하는 지원금”이라면서 “단계적인 일상회복을 이행하도록 추진코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내년 예산 반영하고 내년 초에 지급을 추진하는 것은 이재명 대선 후보의 요구 때문이다. 지난달 말 전국민 재난지원금 추진을 공식화한 이 후보는 1인당 최소 30만~50만원의 재난지원금 지급을 주장해왔다.

또 이 후보는 추가로 국채를 발행하지 않고 초과 세수를 재원으로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해야 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다만 최대 15조 정도 예상되는 추가 세수를 고려할 때 금액은 이 후보가 밝힌 것보다는 다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박완주 의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추가 세수가 대략 10조∼15조원 정도면 전 국민에 가능한 금액은 20만∼25만원 정도”라고 말했다.

한편 신현영 원내대변인은 전국민 재난지원금 명칭을 ‘전국민 위드코로나 방역지원금’으로 한 것에 대해 기자들과 만나 “예산을 합의해서 처리해야 하는 과정에서 초과 세수분을 국민에게 어떻게 돌려드릴까에 대한 고민의 일환”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