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8일 스타트업 정책과 관련해 “정부 규제방향을 기존 ‘포지티브(positive) 방식’에서 ‘네거티브(negative) 방식’으로 바꾸는 규제 혁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포지티브 규제는 법률로 허용되는 것들을 나열하고 이외의 것들은 모두 허용하지 않는 규제를 의미하고, 네거티브 규제는 법률로 금지된 것이 아니면 모두 허용하는 규제를 뜻한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성동구 패스트파이브 서울숲점에서 열린 코리아스타트업포럼(코스포)이 주최한 ‘스타트업 정책 토크’에 참석해 스타트업 기업 대표들과 만나 “(정부의) 재정적인 지원, 기술개발 지원도 중요한데 가장 중요한 건 규제 혁신”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정부 역할의 핵심은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고 혁신과 창의가 제대로 발휘될 수 있도록 자유 경쟁 환경, 활동의 장을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과거에는 사회 발전, 변화 속도가 느려 행정가들이 미래를 예측할 수 있었고, 가능한 것들만 열거하는 포지티브 방식으로 규제를 했다”며 “지금은 (사회)변화 속도가 빨라 현장이 아닌 행정관료, 공직자들이 충분히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또 “정부 규제방향을 예측가능한 문제들 제거하고 그 외에는 자유롭게 시행해 추후 문제를 보완하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며 네거티브 방식에 대해 “금지된 것들을 정하고 그 외에는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도록 공간을 넓게 열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지난 2일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 연설에서도 “미래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의 혁신, 기초과학과 첨단기술, 인프라에 대대적으로 투자하고 포지티브 방식이 아닌 네거티브 방식으로 과감한 규제합리화를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경기도지사 재직 시절 공공배달앱 ‘배달특급’의 활성화를 주도하기도 했던 이 후보는 “혁신의 결과를 누리는 것은 당연하지만 독점에 의한 과도한 이익추구는 자제해야 한다”고 했다. ‘공공배달앱’의 경쟁 서비스인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를 향해 “공공영역의 우월성을 강제한 것은 아니고, 하나의 시장 주체로 참여한 것이다. 공공배달앱을 배달의민족이 이겨내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참석한 스타트업 대표들에게 “우리 경제 미래는 여러분께 달려있다고 생각한다”며 “일자리가 제한적이라 창업을 늘려야 하고 창업 핵심은 여러분처럼 미래융합기술 활용하는 스타트업에 있다고 생각해 여러분 말씀 듣고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는 우아한형제들, 직방, 컬리, 8퍼센트 등 15개 스타트업 대표가 참석해 이 후보와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김슬아 컬리 대표는 “특정 사안에 대해 각 기관 의견이 다른 경우가 많다”며 “스타트업은 스피드가 생명인데 여러 군데 질의하다 보면 시간이 가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이 후보는 “행정 경직성 때문에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분들은 어려움이 많다”며 “규제를 전체적으로 합리화하고 첫 접수 부서가 완결적으로 문제를 검토하는 ‘원스톱 지원제도’를 각별히 감안하고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이 후보는 “저희 선대위에도 창업 혁신 국가 지향하는 기구가 있는데 필요하면 여러분이 직접 들어와 정책을 만들어달라”며 “야당 선대위에 동시에 참여해도 괜찮다. 필요한 일을 하는 것인데 한 쪽만 참여할 필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치에 많이 참여하고 목소리를 키워 우리 사회가 합리적 사회, 성장하는 사회, 기회 넘치는 사회로 가도록 큰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