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5일 경선 승리 후 '컨벤션효과(정치 이벤트 직후 지지율 상승 현상)'를 누리고 있다. 반면, 약 1개월 앞서 대선후보가 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지지율이 하락하거나 정체되는 이른바 '역벤션'에 갇혀있다.
이를 바라보는 여야 정치권의 시각도 상반된다. 국민의힘 등 야권에서는 정권교체를 원하는 국민 모두가 윤 후보를 지지하는 건 아직 아니라며 신중한 모습이다. 지지율 상승에 고무된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최근의 지지율 추이에 대해 '이 후보와 민주당이 저점을 찍고 바닥을 다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그간 대장동 사태 등 이 후보에 대한 검증 집중포화가 윤 후보를 향해서도 집중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엿보인다.
◇윤석열 '컨벤션효과'에 신중한 野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40%를 돌파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11%포인트 이상 차이로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이날 나왔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까지 포함한 5자 대결 구도에서 나온 수치다. 정치권에서는 윤 후보가 선출된 후 '컨벤션 효과'가 뚜렷한 것이라고 평가한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5~6일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를 물은 결과 윤 후보가 43.0%, 이 후보가 31.2%로 각각 집계됐다. 이어 안 후보(4.7%), 심 후보(3.7%), 김 후보(1.4%) 순이었다. 지난주와 비교해 윤 후보 지지율은 10.6%포인트 상승한 반면, 이 후보는 2.0%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5일 대선후보로 선출된 윤 후보가 컨벤션 효과를 확실히 누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KSOI는 "이번 조사에서 '기타 다른 후보'를 선택한 응답은 6.7%로 전주보다 11.4%포인트 줄었다"며 "국민의힘 대선후보 선출 직후 윤 후보로 지지세가 일부 유입됐다고 추정할 수 있다"고 했다. 전주와 비교하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2.8%포인트 낮아졌고, 민주당은 0.2%포인트 높아졌다.
가상 양자대결에서도 윤 후보 지지율이 47.3%로 나타나, 35.2%에 그친 이 후보를 12.1%포인트 앞섰다. 지난주에는 윤 후보 36.6%, 이 후보 36.5%로 거의 같았지만, 한 주 만에 윤 후보는 10.7%포인트 상승했고 이 후보는 1.3%포인트 하락했다. 차기 대선 성격을 물은 결과, 응답자 53.6%가 '정권 교체', 37.0%는 '정권 재창출'이라고 답했다. 한 달 전과 비교해 '정권 재창출'은 2.7%포인트 감소하고, '정권 교체'는 2.1%포인트 늘었다.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 37.1%, 민주당은 30.5%로 집계됐다.
앞서 여론조사업체 PNR이 뉴데일리 의뢰로 지난 5~6일 전국 18세 이상 1005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7일 발표한 차기 대통령 적합도 결과에서도 윤 후보가 45.8%의 지지를 받아 30.3%를 기록한 이 후보를 15.3%포인트 차이로 눌렀다. 40대를 제외한 전 연령층에서 윤 후보가 이 후보에 앞섰다.
야권은 신중한 모습이다. 이두아 윤석열 캠프 공보특보는 이날 YTN 방송에서 "정권교체 지지층이 모두 윤석열 후보를 지지하지는 않는다고 판단한다"며 "정권교체 지지층 중에 아직 결정을 유보하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그분들의 지지도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아직 좋아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재명 '역벤션'에 "더 지켜보자"는 與
이 후보는 윤 후보보다 약 1개월 전인 지난 10월 10일 후보로 낙점돼 여권에선 선점 효과를 기대했으나 실현되지 않고 있다. 당초 예상과 달리 이 후보 지지율 상승 효과는 체감할 수 없는 상태다.
이는 이 후보의 경선 후 행보가 효율적이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이 후보는 위험을 무릅쓰고 국회 대장동 국감(10월 18일, 10월 20일)에 출석했지만, 관련자들의 구속이 이어지면서 의혹은 가시지 않고 있다. 윤 후보가 대장동과 고발사주 동시 특검까지 제안했으나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아울러 무효표 논란 등 '원팀' 수습을 위해 상당 시간을 소비(10월 24일 이재명·이낙연 회동)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경선 경쟁자였던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의 미국행 설이 솔솔 나오는 중이다. 특히 음식점 총량제(10월 27일), 전국민 재난지원금(10월 29일) 등 당과 조율되지 않은 정책 메시지를 냈다가 당내 분란을 초래했다. 최근에는 이른바 '오피스 누나' 발언(11월 3일) 등 설화에도 휩싸였다. 이 후보는 이후 백브리핑을 자제하는 모습도 엿보인다.
이에 따라 여당에서는 이 후보가 윤 후보와 차별화되는 '비주류 출신의 유능한 행정가'라는 이미지를 내세워 정책 행보에 집중할 방침이라는 입장이다. 여권 일각에서는 지금이 '저점'일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 민주당 의원은 "이 후보는 후보 선출 후 대장동 관련 수많은 질타에 시달렸다"며 "향후 윤 후보에 대한 고발사주 의혹 등에 대한 검증이 진행되면 상황이 반전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른 여권 관계자는 "아직은 야당 후보에 대해 국민들이 알아보는 시간으로 봐야한다"며 "적어도 2주는 지나야 보다 유의미한 여론 향배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SOI 관계자는 "국민의힘 경선 막판 지지층의 관심이 크게 쏠린 영향이 일시적으로 반영된 수치일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