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3일 벌인 TV 토론에서 디젤(경유) 차량 필수품인 ‘요소수’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중국이 요소 수출을 중단했고, 물류대란 가능성도 나온다. 송 대표는 국민의힘이 현 정부가 대중 저자세 외교를 한다고 비판했다면서 문제를 제기했고, 이 대표는 요소수 수출 통제는 외교 문제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송영길 대표가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 대표는 이날 오후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서 진행된 여야 당 대표 토론에서 “우리가 요소를 중국으로부터 거의 90%를 수입하고 있는데, 중국이 수출을 통제하면서 물류대란이 걱정된다”고 했다. 이어 이 대표에게 “국민의힘은 민주당 정부를 중국에 대해 저자세라고 만날 비판했다”며 “중국과의 관계에서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 것 같냐”고 물었다.

이 대표는 “요소수 수급은 중국이 외교적 제재로 (통제를) 하고 있는 게 아니라, 중국 내에서도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워 우리에게 수출할 물량이 없는 상황”이라며 “외교적 갈등 요소는 적다”고 반박했다. 이어 “국내에서 충분히 완충할 수 있다”며 “디젤 상용차가 요소수가 없으면 엔진 효율이 떨어질 수 있지만 운행은 가능하다”며 “국내 배기가스 규제를 일시적으로 완화해서 버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문재인 정부가 환경 문제는 국제적 기준에 맞추려 하면서 인권과 민주주의 문제는 그렇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홍콩, 티베트 등 인권 문제는 중국과의 관계 때문에 굉장히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유럽 국가들은 인권과 민주주의 문제에 국제적 기준에 닿지 못하는 한국에 가한 비판을 하고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달 29일 오후 울산시 남구 울산대학교 중앙정원에서 학생들과 만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 대표는 “인권 문제에 대해 소극적인 게 아니다”라며 “미얀마에 대한 민주화, 인권 문제는 문재인 대통령이 선도적으로 (제기)해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홍콩, 티베트, 위구르 문제는 중국과의 관계 때문에 집권여당이나 정부는 말에 대단히 제약이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일본에 대해서는 할 말 다 하던데요”라며 “일본한테 하는 것만큼 중국한테 해도 괜찮을 것 같은데요”라고 비꼬았다. 이에 대해 송 대표는 “중국과 관계는 복합적이고, 집권당을 해보면 피부로 느끼게 될 것”이라며 “요소수 문제는 외교적으로 페이버(favor·호의)를 받을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디젤 엔진 차량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요소수'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3일 오후 화물트럭이 많이 이용하는 경기도 의왕ICD(내륙컨테이너기지) 인근 주유소에 요소수 공급 중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요소수는 디젤차 배출가스를 줄여주는 액체다. 롯데정밀화학·KG케미칼 등 국내 업체들이 석탄이나 천연가스에서 뽑아내는 요소(암모니아)를 수입해 증류수를 섞어 만든다. 지난 1~9월 요소 수입 물량의 97%가 중국산이었을 정도로 중국 의존도가 높다. 그런데 중국은 최근 호주산 석탄 수입 금지로 인한 석탄 발전 감소와 전력난이 이어지면서 요소 생산량이 급감하자, 자국 수요를 우선 충족하기 위해 지난달 15일 요소 수출을 전면 금지했다.

승용차는 요소수 10L를 넣으면 1만㎞ 이상 주행이 가능하지만, 대형트럭은 요소수 10L로 300~400㎞밖에 주행하지 못해 1~3일마다 채워 넣어야 한다. 이 때문에 화물차 약 170만대가 발이 묶일 위기에 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