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프란치스코 교황이 따뜻한 나라 출신이어서 겨울에는 방북하기 어렵다고 한 발언이 한국을 넘어 미국에서까지 논란이 되고 있다. 미국 전문가는 2일(현지 시각) 교황이 나고 자란 아르헨티나에는 스키장도 있다고 반박했다.

지난달 29일(현지 시각) 교황청을 공식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프란치스코 교황과 단독 면담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교황청 제공

문재인 대통령의 유럽 순방을 수행 중인 박 대변인은 1일(현지 시각) 영국 에딘버러에서 출연한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이 바티칸 교황청을 공식 방문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방북을 제안했던 것에 대해 설명했다.

박 대변인은 '문 대통령 임기 내에 교황 방북이 가능할까'라는 질문에 "다각도로 노력을 하고 있다"며 "교황님께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위한 발걸음을 하실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북한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발생한 지난해 1월부터 국경을 폐쇄한 것도 교황 방북에 걸림돌로 지적된다. 북한은 외국인 뿐 아니라 해외에 나간 북한 사람도 입국하지 못하도록 해, 현재 중국 베이징에 전임 주중 북한대사가 귀국하지 못하고 머무르고 있다. 이에 대해 박 대변인은 "여러 변수가 있는데 다 잘 해결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달 29일(현지 시각) 이탈리아 로마 프레스센터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교황청 방문 및 회담 결과와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면서 박 대변인은 "교황님이 아르헨티나 따뜻한 나라 출신이기 때문에 겨울에는 움직이기 어렵다고 알고 있다"며 "종전선언, 베이징동계올림픽과 연결짓지 않고 그 자체로 봐달라"고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겨울에 방북하지 않으면 방북이 성사되더라도 문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기 직전이다. 이 때문에 교황 방북이 성사되지 않을 가능성에 대비한 발언 아니냐는 지적도 일각에서 나왔다.

미국의소리(VOA)방송은 박 대변인의 발언이 미국 워싱턴DC에서 논란을 일으켰다고 전했다. "아르헨티나는 박 대변인의 묘사처럼 항상 '따뜻한' 나라가 아니라, 일부 지역은 혹한 피해를 입을 정도로 기온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레그 스칼라튜 북한인권위원회(HRNK) 사무총장은 VOA 취재에서 박 대변인 발언에 대해 "아르헨티나에 스키장이 있다는 것을 아느냐"고 했다. VOA는 "아르헨티나의 관광도시 바릴로체에 있는 파타고니아 스키 리조트에서는 지난 2017년 7월 영하 25.4도를 기록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2013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완공된 마식령스키장을 시찰하는 모습. /연합뉴스

그러면서 "교황의 방북을 가로막는 요인은 '날씨'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게 워싱턴의 중평"이라고 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은 "교황 방북 가능성에 여전히 회의적"이라며 "김정은이 교황을 실제로 초청할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교황이 방북해 인권 관련 성명이라도 낼 경우 정통성이 위협받게 될 김정은이 교황을 초청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문 대통령에게 김정은이 공식 초청장을 보내면 기꺼이 방북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