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1일 두 사안에 대해 여론을 어떻게 따를지를 놓고 상반된 태도를 보였다. 이 후보가 추진하는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대해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향해 '여론을 따라야 한다'며 압박했다. 그런데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에 대한 특검 도입 여론이 높다는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고 휙 돌아 나갔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일 국회에서 박병석 국회의장 예방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후보는 이날 국회를 찾아 박병석 국회의장을 예방한 후 기자들과 만나 '국회가 내년도 예산안을 증액하려면 기재부 동의가 필요한데, 어떻게 설득할 것이냐'는 질문에 "정치인과 관료의 논쟁은 반드시 학술적 이론에 근거에 따라서 하는 게 아니다"라며 "판단이 아니라 결단의 문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치인과 관료가) 충분히 대화하고 국민들의 여론이 형성되면 그에 따르는 게 국민주권국가의 관료와 정치인이 할 일"이라고 했다. 전국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줘야 한다는 여론이 반대보다 더 높으면, 홍 부총리도 지급에 동의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반면 이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질의응답 중 "대장동 특검에 찬성하는 20대 비율이 70%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있다. 여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라는 질문을 받고서는 대답하지 않았다. 오른 팔을 들며 "자, 이제 그만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라며 왼쪽으로 휙 돌아 국회를 빠져나갔다. 대장동 사업 의혹에 특검을 실시해야 한다는 여론이 반대보다 더 높지만, 이를 따르겠다는 뜻은 밝히지 않은 것이다.

리얼미터 제공

문제는 지난 9월 지급된 5차 재난지원금의 경우 전국민 지급에 반대하는 여론이 더 높았다는 점이다. 리얼미터가 지난 7월 19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5차 재난지원금 지급에 대한 의견을 조사한 결과, '소득 하위 80% 지급'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42.8%, '전국민 지급'을 해야 한다는 응답은 38.7%였다. '지급할 필요 없다'는 16.9%였다.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여당 후보가 예산 국회 시작일을 하루 앞두고 이미 제출된 예산을 흔들며 정부에 윽박지르고 있다"며 "미리 권력에게 알아서 기라는 뜻"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 후보의 추가 지원금 발언에 진정 기미를 보이던 국채 금리가 급등세로 돌아섰다고 한다"며 "고민 없는 포퓰리즘의 부작용"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