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이탈리아 로마를 방문한 김정숙 여사가 31일(현지시각) 주요20개국(G20) 정상들에게 특별한 핸드백을 뽐냈다. 한지(韓紙)로 만든 '비건 가방'이다. 스페인 베고냐 고메즈 총리 부인은 "너무 아름답다"고 감탄했다.

G20 정상회의 참석차 로마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각) G20 정상 배우자들과의 친교를 위해 방문한 로마 콜로세움에서 브리짓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부인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여사는 이날 로마 카피톨리니 박물관에서 마련된 G20 정상 배우자 프로그램 행사에 참석해 '자연과 사람이 어울려 공존하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국제사회가 노력해야 한다'는 데 공감을 나눴다.

김 여사는 이날 검은색 핸드백을 메고 행사에 참석했다. 이 핸드백은 한지를 가공해 가죽 같은 느낌이 나도록 만든 제품이다. 김 여사는 스페인 고메즈 여사에게 소개하며 "한지는 일년생 닥나무로 만들어 숲을 사라지게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람을 위해 자연을 해치지 않는 물건"이라고 소개하고 "한국에서는 친환경적인 생산을 장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메즈 여사는 "한국의 한지로 만든 가방이 너무 아름답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젊은 분들이 전통과 자연을 보존하기 위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있는 것은 지구를 위해 바람직한 일"이라며 "스페인에서도 자원순환경제를 이루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했다.

G20 정상회의 참석차 로마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와 브리지트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부인이 31일(현지시각) 이탈리아 총리 부인 주최로 열린 조찬을 마친 뒤 로마 카피톨리네 박물관을 방문,고대 로마 조각상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김 여사가 로마에서 선보인 이 가방은 '비건 패션' 제품을 만드는 국내 '페리토'의 제품 '블레드 깃털백'인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11월에 제품을 출시해, 이제 1년쯤 된 신생 업체다. 업체는 한지로 만들어 가벼워 '500g의 기적'이라는 이름도 붙였다. 가격은 32만7000원이다.

유지현 페리토 대표는 조선비즈와 통화에서 김 여사가 해당 가방을 구매했다는 사실을 언론 보도가 난 뒤 알았다고 했다. 사전에 청와대 측에서 사겠다는 연락은 없었다면서, "개별적으로 산 것 같다"고 했다.

'비건 가방'은 최근 세계 패션계 트렌드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는 미국 캘리포니아의 친환경 스타트업 마이코웍스와 손잡고 올해 하반기 중 버섯 가죽으로 만든 '빅토리아 백'을 출시할 예정이다. 마이코웍스는 버섯 뿌리 부분의 곰팡이 몸체(균사체)를 기존 가죽의 특성과 비슷한 재료로 바꾸는 특허 기술을 개발한 회사다.

에르메스가 버섯 균사체 배양 가죽으로 만든 '빅토리아 백을 하반기에 출시할 예정이다. / 마이코웍스 홈페이지 캡처

국내에서는 한원물산이 수년간 한지 여러 장을 겹쳐서 가죽 같은 질감이 나는 식물성 한지 가죽 브랜드 '하운지'를 개발했다. 이 한지 가죽은 최근 소파나 운동화, 의류 등에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페리토는 이 한지 가죽에 진짜 가죽처럼 악어나 뱀 가죽 무늬를 입히는 처리를 한 뒤, 디자인에 맞춰 성수동 등지에서 가죽 장인이 수제로 가방을 제작한다. 그 중 하나를 김 여사가 로마에서 G20 정상 배우자들에게 소개한 것이다.

유 대표는 "고객들은 처음에는 가죽인지 한지인지 구분이 안 돼서 오히려 서운할 정도라는 반응이 많다"며 "가볍고 사용하기 편하고, 생활방수도 되고 스크래치도 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정숙 여사가 최근 로마에서 든 한지 핸드백. /페리토 홈페이지 캡처

유 대표는 홈페이지에서 비건 패션 브랜드를 만들게 된 배경에 대해 "코로나19 팬데믹을 보면서 너무 많은 생각이 들었다"며 "그냥 예뻐서 구매했던 가죽 제품이나 동물 털옷 등, 꼭 동물 가죽이나 동물 털이어야 예쁜 걸까 하는 의문이 들더라"고 했다. 이어 "그래서 비건가죽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며 "가장 적합한 소재를 찾아 나부터 실천하고자 환경을 생각하는 브랜드를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