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새 대통령이 대한민국호를 이끌게 된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5년 간 대한민국 경제의 방향키도 쥐게 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11월 5일 대선 후보 여부가 결정되는 국민의힘의 윤석열 전 검찰총장, 홍준표 의원이 캠프를 통해 발표한 주요 경제공약 내용을 살펴봤다. 아직 본격적인 대선 경쟁 구도가 형성되기 전이지만, 그들의 구상을 살펴본다는 의미가 있다.
◇이재명, 자화자찬 속 재원마련 언급 적은 기본소득
우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지난 7월 22일 대표 경제 공약인 기본소득을 8페이지 분량의 자료를 통해 공개했다. 이른바 '기본시리즈'는 그를 대표하는 경제 공약이다. 그는 자료에서 "지난해 전 국민에게 소멸성 지역화폐로 지급한 1차 재난지원금의 경제효과를 상기해 보라"며 "지역화폐형 기본소득은 복지정책이기에 앞서 경제정책"이라고 했다. 그는 "기본소득은 어렵지 않다"며 "지난해 1차 재난지원금이 가구별이 아닌 개인별로 균등지급됐는데, 그게 연 1회든, 월 1회든 정기적으로 지급된다면 바로 기본소득"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공약한 기본소득은 구체적으로 ▲전국민 연 100만원 지급 ▲19~29세 청년기본소득 연 200만원 지급을 명시했다. 전자는 보편기본소득이라고 명명했다. 모든 국민에게 연 100만원(4인가구 400만원) 이상을 소멸성 지역화폐로 지급하는 방안이다. 임기 개시 다음 연도인 2023년부터 1인당 25만원씩(4인가구 100만원) 1회로 시작해, 임기 내에 최소 4회 이상으로 늘려나가겠다고 그는 강조했다.
후자는 경기도 청년기본소득을 전국으로 확대해 취약계층이 돼버린 19세부터 29세까지의 청년 약 700만 명에게 보편기본소득 외에 2023년부터 연 100만원을 지급하는 방안이다. 그는 "보편기본소득과 청년기본소득이 정착되면 청년들은 19세부터 11년간 총 2200만원의 기본소득을 받게 돼 학업, 역량개발 등에 더 많은 시간을 투여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 밖에도 농민, 노인, 아동청소년, 장애인, 문화예술인 등을 비롯해 지방의 위기지역 등 다른 분야의 부분기본소득도 차후 다시 발표하겠다고 했다.
문제는 미흡한 재원 마련 방안이다. 그는 도입기인 차기 정부의 기본소득은 일반재원, 조세감면분, 긴급한 교정과세(기본소득 토지세와 탄소세)로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중장기적으로 기본소득 목적세 도입을 통해 기본소득을 본격 확대하겠다고 언급했다. 또 재정구조 개혁, 예산절감, 예산 우선순위 조정, 물가상승률 이상의 자연증가분 예산, 세원관리 강화 등을 언급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없다.
기본소득은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등 논란이 큰 데다 재정마련 방안도 아직 구체적이지 않다보니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이를 장기과제로 미루겠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28일 "기본소득을 장기과제로 검토할 것"이라고 공개 발언했다. 일각에서는 이 후보의 경제브레인으로 알려진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최근 쓴 '지속가능한 공정경제'에 언급된 공정경제가 기본소득을 제치고 1호 경제공약으로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한다.
이 후보는 최근 대선행보를 본격화하는 과정에서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음식업 총량제" "주4일근무" 등 다수의 아이디어를 쏟아내면서 당내에선 난감한 분위기가 엿보이기도 한다.
◇윤석열, 구체 방안과 숫자 제시 없이 '양질의 일자리' 강조
유력한 야권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공약은 한마디로 압축하면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다. 그가 발표한 자료는 현 정부 실책을 비판하는 내용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구체적인 수치 없이 나열식으로 작성됐다. 그는 "정부의 모든 정책 목표를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맞추어 산업, 교육, 노동, 복지 등 제반 경제 사회 정책을 통합하고 정부 조직도 개편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현 정부 4년을 보면, 주 근로시간 36시간 이상의 양질의 일자리 취업자는 123만명이 줄어든 반면, 36시간 미만의 불완전한 일자리 취업자는 148만명이 늘었다"며 "고용의 질은 크게 저하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직접적인 재정지출에 의한 보여주기식 일자리 만들기와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결과"라고 덧붙였다.
그가 자료에서 강조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은 크게 세방향이다. 우선 일자리 수요 공급 패러다임 전환이다. 이는 규제 혁신과 합리적 노사관계의 정립으로 기업의 투자와 일자리 수요를 증진시키고, 맞춤형 인재 공급 시스템 개편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것이다. 규제영향분석 전담기구를 만들어 일자리 창출에 방해되는 규제는 과감히 혁파한다고 했다. 다만 구체적인 방법과 수치는 제시되지 않았다. 바이오, 반도체, 데이터, 인공지능 기반의 첨단미래산업을 포함하여 다양한 산업부문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들이 현장 중심 맞춤형 교육을 통해 배출될 수 있도록 인재양성 시스템을 개편하겠다고도 했다.
두번째는 민간 주도 일자리 및 사회서비스 일자리 창출이다. 이의 핵심은 작은 기업이 큰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자금 지원과 연구개발(R&D) 기술 지원, 그리고 디지털 전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내용이다.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면서 생기는 규제를 유예하거나 폐지하겠다고도 했다. 지원 대상은 광범위한 나눠주기 식이 아니라 국제경쟁력을 기대할 수 있는 중소기업에 집중적인 재정 지원과 함께 금융 시장의 자금 중개 기능도 강화하겠다고도 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
마지막은, 든든한 일자리 이어주기다. 근로자의 기능 향상과 재취업을 위한 직업 훈련과 보육, 그리고 돌봄의 확실한 국가 책임제를 실현함으로써 일자리의 단절을 방지하겠다는 것이다.
◇홍준표, 종부세·공매도 폐지 등 파격적이지만, 실현가능성 의문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5일 '7대 경제대개혁 공약' 자료를 직접 발표했다. 이 자료는 4페이지에 불과했지만 파격적인 내용이 담겼다. 종합부동산세 폐지와 1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면제를 들고나왔다. 그는 "위헌적인 종부세는 폐지해 재산세에 통합하고, 전체적인 보유세 부담 수준을 경감하겠다"고 밝혔다. 종부세는 2005년 노무현정부 당시 '부자세' 성격으로 도입됐지만 십수 년간 기준은 그대로 유지돼 왔다. 하지만 집값은 현 정부 들어 확 뛰면서 세 부담 대상자가 크게 늘어나 서민·중산층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라 야권에선 주로 과세 대상 기준을 높이는 방안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홍 의원은 아예 '폐지'를 공약으로 걸었다.
홍 의원은 정부의 정책으로 집값이 폭등한 데 대한 부담을 1가구 1주택자에게 지우지 않겠다는 내용의 공약도 대거 방출했다. 그는 "건전한 부의 축적은 장려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1가구 1주택자가 10년 이상 장기 보유한 주택을 매각하고 신규 주택을 매입할 경우 양도세를 면제하고 취득세도 감면해주겠다"고 약속했다.
이 같은 파격적인 세금 관련 정책에 대해 전문가 의견은 엇갈린다. 종부세 폐지는 단기적으로는 집값을 오히려 상승시킬 유인이 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지만, 15년 넘게 존재해 온 세목(종부세)을 없애려고 한다면 세수 차이, 시장에 미칠 영향, 재산세로의 통합 방식에 대한 보다 정교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공급 확대가 부동산 시장 안정화의 핵심임을 강조하면서 재건축·재개발 활성화 대책도 내놨다. 서울 도심 재개발·재건축 시 용적률을 최대 1500%까지 부여해 주택 공급을 대폭 늘리는 한편, 전반으로 용적률을 상향 조정해 현재 서울의 경우 평균 145% 선에 머물고 있는 용적률을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공급을 늘리자는 계획이다. 재건축 부담금이 재건축의 발목을 잡지 않도록 1가구 1주택자에 한정해 재건축 대상 주택에 5년 이상 거주했다면 재건축 부담금도 면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남권의 경우 재건축 부담금이 가구당 수억 원에 달해 조합원들 불만이 크다.
부동산 외 공약으로는 주식 공매도 폐지와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가 눈에 띈다. 주식 공매도는 외국인과 기관에 지나치게 '기울어진 운동장'이며, 이로 인해 개인투자자들 피해가 크다는 이유에서 폐지 주장이 나오고 있다.우리나라 기업의 해외 이탈을 막고 외국 기업 투자 유치를 위한 법인세율 인하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