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만에 퇴임을 앞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30일(현지 시각) 차기 총리로 유력한 울라프 숄츠 부총리 겸 재무장관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소개했다.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이탈리아 로마를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정상 단체사진 촬영 전 메르켈 총리와 만났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박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메르켈 총리로부터 차기 총리로 유력한 숄츠 장관을 소개받았다. 또 30일 저녁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 주최 만찬 때 메르켈 총리는 문 대통령 옆자리에 앉아, 차기 총리가 취임한 후에도 한국과 독일이 좋은 양자 관계를 유지하길 희망한다고 했다.
박 대변인은 "독일 유력 차기 총리 후보인 숄츠 장관은 G20 재무장관 회의에 참석 중"이라며 "양자 회담에도 배석하고 있다"고 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르면 12월 초 총리직에서 물러난다. 지난 9월 26일 실시된 독일 총선에서 중도 좌파 성향의 사회민주당(SPD)이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중도 우파 여당인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을 간발의 차이로 누르고 승리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른바 '신호등 연정'이 구성되는 대로 퇴임할 예정이다. 연정을 구성하는 정당의 상징색이 사민당은 빨강, 자민당은 노랑, 녹색당은 초록이어서 '신호등 연정'이라고 불린다. 세 정당은 숄츠 사민당 총리 후보가 12월 6일 취임하는 것을 목표로 연정 협상에 착수했다.
숄츠 장관은 아직 차기 총리로 확정되지 않았지만, 메르켈 총리의 도움을 받아 G20 정상회의에서 정상 외교 무대에 데뷔했다. 메르켈 총리가 정권을 가져간 경쟁 정당 소속 후임 총리 유력 인물에게 인맥까지 물려주는 셈이다.
한편 문 대통령은 31일 오전 트레비 분수에서 진행된 G20 정상 단체사진 촬영 행사에 불참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대신해 참석한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등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사교 성격의 일정으로, 반드시 참여해야 하는 일정은 아니었다"며 "문 대통령은 참석을 취소하고 정상회의 제2세션 준비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