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음식점 허가 총량제' 발언이 연일 도마 위에 오르자 이 후보 측이 수습에 나섰다. 처음엔 "당장 시행할 것은 아니다"라며 한 발 물러서는 태세를 취하다, 논란이 진화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자영업의 진입장벽을 높일 필요가 있다"며 적극 방어에 나선 모습이다. 이 후보 측은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도 이같은 주장을 한 적 있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으나, 정작 백 대표의 발언의 취지를 왜곡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AI 교육을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며 AI 로봇을 선보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캠프에서 총괄특보단장을 맡았던 안민석 의원은 29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음식점 허가총량제와 관련 "이런 이야기를 백종원씨가 진즉 했던 이야기인데 그때는 아무런 거부감이 없었다"며 "백종원이 하면 옳고 이재명 후보가 하면 비판받아야 된다? 거기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이 후보 캠프 수석대변인인 박찬대 의원은 전날 논평에서 "소상공인의 진입장벽을 높여야 한다는 것은 '방 안의 코끼리'처럼 모두가 알면서도, 너무 거대하고 무거워서 언급하길 꺼리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소상공인 진입장벽 얘기를 하면 '반 시장주의자' 소리를 듣는다"며 백 대표를 소환했다.

그는 "2018년 국감 중 백종원씨가 자영업자의 진입장벽에 대한 답변을 하고 있는 장면"이라며 두 장의 사진을 첨부했다. 백 대표가 "자영업의 진입장벽을 높게 해서 준비과정을 거친 뒤에 들어와야", "외국 같은 경우에는 새로운 자리에 매장을 열려면 최소한 1년, 2년 걸립니다. 왜냐하면 허가가 잘 안 나오기 때문에"라고 말하는 자막이 달린 TV화면 캡처 사진이다. 그런데 이는 백 대표의 발언 일부만 소개된 것으로, 전체 맥락과는 다소 동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캠프 대변인을 맡고 있는 박찬대 의원이 28일 밤 논평과 함께 배포한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2018년 10월 국정감사 발언. 회의록 확인 결과 사진 속 자막은 백 대표의 발언과 취지가 다르거나, 아예 엉뚱한 단어가 들어갔다. /이재명 후보 캠프 제공

백 대표가 언급한 '진입장벽'은 이 후보처럼 정부가 인위적으로 '허가' 제도를 둬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창업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교육 프로그램 등을 지원해줘야 한다는 취지에서 나온 발언이다. 또 백 대표가 말한 외국의 사례에서의 허가는 '검사(inspection)'를 의미했다. 식당 개업을 위해 관공서에서 안전과 위생 점검을 한 후 발급하는 '인스펙션'이 안 나와 매장을 여는데 준비 기간이 오래 걸린다는 뜻이다.

박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백 대표를 재차 거론하며 "'우리나라 외식업 창업의 진입장벽 높여야 된다'는 의미 있는 말을 했었다"고 했다. 다만 그는 이같은 지적을 의식한 듯 "(창업을 할 수 있도록) 준비를 시켜줘야 된다"며 "진입장벽을 높인다는 건 뭐냐 하면 준비 시킬, 도움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후보 측의 무리수 수습이 논란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안 의원은 "다음 주부터 선거대책위원회가 구성되면 후보의 워딩이나 메시지가 시스템에 의해서 토의되고 판단되고 걸러질 것"이라며 "이런 혼란은 앞으로 없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