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산티냐시오 성당에 한반도 모양에 맞춰 십자가 136개가 촛불과 함께 놓였다. 비무장지대(DMZ)에서 철거한 폐철조망으로 만든 십자가다. 문 대통령은 이 작품에 마지막 LED 촛불을 점등하며 평화를 기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9일(현지 시각) 이탈리아 로마 산티냐시오 디 로욜라 성당에서 열린 '철조망 평화가 되다' 전시회에서 한반도를 형상화한 전시작품의 LED 촛불 점등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이탈리아 로마를 방문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은 29일(현지 시각) 산티냐시오 성당에서 열린 ‘철조망, 평화가 되다’ 전시회 개관행사에 참석했다.

이 전시회에는 DMZ에서 사용됐던 폐철조망을 녹여 십자가 형태로 만든 ‘평화의 십자가’ 136개가 전시됐다. 한국 전쟁 이후 68년 동안 남북이 겪은 분단의 고통이 하나로 합쳐져(68+68) 평화를 이룩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문 대통령은 각각 8살, 4살인 한국과 이탈리아의 어린이 복사(服事)들로부터 평화를 염원하는 마음을 상징하는 촛불을 건네받고 한반도를 형상화한 전시작품에 마지막 점등을 했다. 행사 마지막에는 산티냐시오 성당의 주임신부가 한반도를 비롯한 전 세계의 평화를 간구하고 전쟁과 분열, 갈등 및 코로나19 질병 등으로부터 치유와 신의 은총을 기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9일(현지 시각) 이탈리아 로마 산티냐시오 디 로욜라 성당에서 열린 '철조망 평화가 되다' 전시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행사에 참석해, 십자가 프로젝트를 기획한 박용만 전 대한상의 회장과 작품을 제작한 권대훈 서울대 조소과 교수, 전시 장소를 제공한 산티냐시오 성당 등 이탈리아 정부와 교황청 관계자, 현지 교민 등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철조망, 평화가 되다’ 전시회는 이날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열흘 동안 산티냐시오 디 로욜라 성당에서 개최된다. 136개 십자가와 함께 한반도의 DMZ와 작품 기획 의도, 제작 과정을 소개한 영상도 감상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9일(현지 시각) 이탈리아 로마 산티냐시오 디 로욜라 성당에서 열린 '철조망 평화가 되다' 전시회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29일 교황청을 공식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프란치스코 교황과 단독 면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맨 앞은 DMZ 철조망으로 만든 평화의 십자가. /교황청 제공
29일 교황청을 공식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프란치스코 교황과 단독 면담에 앞서 DMZ 철조망으로 만든 평화의 십자가를 설명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교황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