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8일부터 5일까지로 예정된 유럽 순방 중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날 가능성이 있다고 청와대가 25일 밝혔다. 다만 한미 정상간 양자 회담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17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 영상회의실에서 화상으로 열린 '에너지 및 기후에 관한 주요 경제국 포럼(MEF)'에 참석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개회사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오는 28일 출국해, 29일(현지 시각) 바티칸 교황청을 방문한다. 이어 30일과 31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11월 1일과 2일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이어 2일부터 헝가리를 국빈방문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순방 기간 한미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G20이나 COP26 등에서 어떤 형태로든 만날 가능성이 있을 거라고 예상한다"고 답했다. 다만 "구체적으로 만남 일정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 한미정상회담도 정해진 바 없다"고 설명했다. 공식 회담이 아닌 약식 회동으로 만날 가능성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유럽 순방 기간 문 대통령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 만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기시다 총리는 오는 31일로 예정된 일본 총선 때문에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지는 않지만, COP26 정상회의에는 참석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한일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서는 "양국의 미래지향적 관계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지난 한일 정상 통화 후에도 기시다 총리는 한일 간 의사소통을 지속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고만 언급했다. 그러면서 "양자회담을 갖자고 요청한 나라가 상당수 된다"고 덧붙였다.

2018년 10월 18일(현지 시각) 바티칸 교황청을 공식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는 이날 문 대통령의 구체적 순방 일정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오는29일 오전 바티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면담한다. 이어 30일 오전부터 이틀간 G20 정상회의 일정을 소화한다.

11월 1일부터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초청으로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COP26 행사에 참석한다. 여기에는 한국을 포함해 미국, 캐나다, 독일, 프랑스 등 100개국 이상의 국가 정상이 기조연설을 한다. 문 대통령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 감축하겠다는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발표한다.

11월 2일 오후에는 헝가리 부다페스트로 이동해 국빈방문 일정을 소화한다. 3일에는 공식 환영식 및 오르반 빅토르 총리와의 회담이 예정돼 있다. 또 비셰그라드 그룹(체코, 슬로바키아, 폴란드, 헝가리) 4개국 참여하는 V4 정상회의, 한-V4 비지니스 포럼 등도 찾을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유럽 순방을 떠나기 전인 26일에는 한-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27일에는 아세안 국가들과 한국·중국·일본 3개국이 참여하는 '아세안+3 정상회의'에도 참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