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20일 경기도 국정감사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배임에 논란이 일어났다. 민간사업자의 초과이익환수 조항을 포함하지 않은 것과 관련, 이 후보의 배임 여부를 놓고 논쟁이 벌어진 것이다. '대장동 개발 설계자가 죄인이다' '설계자는 착한사람'이라는 설전이 오갔다. 이 후보가 "재별 회장에게 채택 안 된 계열사 대리 제안을 보고하냐"고 의원들의 질의에 반박한 것에 대해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는 "새로운 (회피) 스킬"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이 20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 질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작은 확정이익 설계한 자가 죄인" vs "죄인 아니라 착한사람"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이날 "(이 후보가) 분양가상한제 적용, 임대아파트 25%, 초과이익환수 조항 등을 넣어 공익을 추구할 수 있었는데 다 포기했다"며 "큰 도둑에게 다 내주고 작은 확정이익에 집착했다"고 지적했다. 심 의원은 또 "총 1조원에 달하는 국민 손실이 민간 특혜에 동원된 것"이라며 "어떤 시민이 '돈 받은 자는 범인인데 설계한 자는 죄인이다'는 것을 꼭 말하라고 했다. 강제수용 당한 원주민과 바가지 분양가가 적용된 입주민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도둑질을 설계한 사람은 도둑이 맞고 공익환수를 설계한 사람은 착한 사람"이라고 맞섰다. 그는 "대한민국 지방 행정사에서 민관합동 개발을 통해 공공으로 1000억원 단위로 환수한 사례가 없다. 20년이 넘도록 전국 도시개발사업으로 환수한 게 1700억원 밖에 안된다"며 작은 확정 이익에 집착한다는 지적에 반박했다.

야당 의원들은 특히 초과이익환수 조항이 들어가지 않은 것과 관련, 이 후보의 배임 여부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의했다. 2015년 5월 27일 오전 10시 34분 작성된 성남도시개발공사 내부 보고서에는 "민간 사업자가 제시한 분양가를 상회할 경우 지분율에 따라 (이익금을 배분할) 별도 조항이 들어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이 포함됐으나, 7시간 뒤인 오후 5시50분에는 이 내용이 삭제됐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위원회 경기도청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알았다면 배임, 몰랐다면 무능" vs "재벌 회장에게 채택 안 된 계열사 대리 제안을 보고하나"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초과이익환수 조항과 관련해 "하루 만에 주어가 바뀌었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당시 들어본 일도 없는 이야기"라며 '초과이익조항을 건의한 걸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는데, 누가 건의한 것이냐'는 김 의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 후보는 '유동규인가, 정진상인가, 아니면 또 다른 공무원이냐'는 김 의원의 물음에 여러차례 "건의하지 않았다"고 말하면서 "안 그래도 초과이익환수 삭제에 대해 언론 보도를 보니 삭제가 아닌 협약하는 과정에서 일선 직원이 했다는 것인데, 당시 간부들 선에서 채택하지 않은 게 팩트"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사업 협약 때 당시 직원이 경제 상황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니 이 부분에 대해서는 추가이익을 배분해야 된다고 건의를 한다. 이 건의를 받은 적이 없다는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재벌 회장에게 채택 안 된 계열사 대리 제안을 보고하나"라며 "이번 언론 보도를 보고 알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 후보의 답변을 두고 "민간 초과이익 환수를 할 수 있는 걸 차단함으로 4040억원, 그리고 1조원에 가까운 돈을 화천대유에게 몰아주는 걸 이 후보가 결국 하게 했다는 것, 그게 바로 배임"이라며 "그래도 몰랐다고 하면 그건 무능"이라고 몰아세웠다.

이 후보는 이에 대해 "불행하게도 저는 당시 이같은 이야기를 들어본 일이 없다"라며 "당시 예정이익이 3600억원이었기 때문에 그 절반을 받았는데 협상 중 1800억원의 상대 몫이 혹시 더 되면(늘어나면) 받자는 실무의견을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게 어떻게 배임이 될 수 있나"라고 맞섰다.

이재명 페이스북 캡처

◇ 국감 정회하자 페이스북 동원한 이재명 "초과이익환수 삭제 아닌 의견 미채택"

이 후보는 이날 오후 국회 국토위 국감이 정회하자 페이스북에 초과이익환수 관련 '셀프 펙트체크' 글을 올렸다.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초과이익 환수를 못한 이유가 자신이 해당 조항을 '삭제'했기 때문이 아니라, 조항을 넣자는 의견을 채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언론인 여러분은 팩트에 기반해 '초과이익환수 조항 삭제'가 아니라 '초과이익환수 의견 미채택'으로 보도하고 기존 보도는 정정해 주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2015년 당시 이것은 문제 된 바 없고, 이번에 언론보도로 드러난 새로운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초과이익 환수 추가의견'이 채택되지 않은 배경에 대해 "민간의 비용 부풀리기 회계 조작과 로비 방지를 위해 '성남시 몫 사전확정' 방침이 정해졌다"고 밝혔다. 이어 "이에 따라 공모가 진행됐고 3개 응모 업체 중 선정된 하나은행컨소시엄과 세부 협상을 하던 중 '부동산경기 호전시 예정이익 초과분을 추가 환수하자'는 실무의견이 있었는데 (성남도시개발)공사의 결재과정에서 채택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초과이익 추가부담 요구는 애초 공모내용과 어긋났다"며 "'경기 악화시 손실공유'는 피하면서 '경기호전시 추가이익 공유'하자는 주장은 관철하기 불가능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은 "공모 단계에서 확정이익이라는 이 후보의 주장은 거짓"이라며 "협약 단계에서도 충분히 초과이익 환수 조항을 포함할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2015년 2월 13일 성남도시개발공사의 공모지침에는 '공사와 민간사업자는 사업기간 종료시점의 총 수익금에 대하여 사업협약 시 정한 방법으로 배분한다'고 명시돼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도시자(왼쪽에서 두 번째)와 김경률 회계사(왼쪽에서 세 번째)가 유튜브 원희룡 TV에 출연해 이야기 하고 있다. /원희룡 TV

◇ 원희룡 "재벌 회장-대리 해명은 이 후보의 새로운 스킬"

한편,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20일 본인 유튜브 방송을 통해 이 후보의 '재벌 회장-계열사 대리' 발언에 대해 "'대통령이 한전 직원 뇌물 받은 것에 책임지는 일이 있냐'는 발언에 이어 새로운 스킬이 등장했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실무 의견을 받지 않았다는 게 어떻게 배임이냐는 게 내 생각"이라고 거듭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원 전 지사는 "새로운 스킬이다. 재벌 회장과 대리라면 거리감이 느껴지지만 속으면 안 된다. 그 직원의 우두머리가 오른팔 측근"이라고 지적했다. 원 전 지사는 "또 세부사항을 보고받느냐고 하는데 공모지침서는 큰 결정이다. 세부 사항이 아니다"라며 "초과이익환수조항, 몰아주기 조항 이게 세부 사항이냐. '바쁜 시장이 공기업 말단 직원의 세부 사항까지 보고받냐'는 말에 속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또 이날 방송에 참여한 김경율 회계사는 "이 후보는 초점을 흐리며 엉뚱한 답변을 하고 있다"며 "애초 공모 지침서부터 50%가 넘는 대주주이면서도 초과이익환수를 포기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