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9일 '쥐'를 놓고 맞붙었다. 이 후보가 국민의힘을 '쥐'에 빗대자, 윤 전 총장은 이 후보를 '쥐에게 뇌물을 받은 고양이'에 비유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8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연합뉴스

먼저 '쥐'를 말한 건 이 후보다. 전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를 마친 이 후보는 오는 2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국민의힘을 잡겠다'며 '쥐' 화제를 꺼낸 것이다.

이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태산명동서일필(泰山鳴動鼠一匹)"이라며 "이제 쥐를 잡을 때"라고 했다. 태산명동서일필은 태산이 떠나갈 듯이 요동하게 하더니, 뛰어나온 것은 쥐 한 마리 뿐이었다는 뜻이다. 국민의힘이 국감에서 '이재명 게이트'를 파헤치겠다고 별렀지만 별다른 의혹을 밝혀내지 못했다는 점을 부각하며 반격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페이스북 캡처

그러자 윤 전 총장은 다산 정약용의 '이노행(貍奴行)'이라는 시로 맞받았다. 그는 '다산 정약용 선생이 이재명 후보에게'라는 제목의 페이스북 글에서 "정약용 선생은 일찍이 '이노행'이라는 시에서 쥐와 쥐에게 뇌물을 받은 고양이에 빗대 도둑과 도둑을 잡아야 할 관리가 결탁한 현실을 통렬하게 풍자했다"고 썼다.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 관련자들을 '도둑'에, 이 후보를 이들과 결탁한 '도둑 잡을 관리'에 빗댄 것이다.

이어 "작년 말 청와대가 조국 전 (법무)장관에 대한 검찰의 기소를 두고 '태산명동 서일필'이라며 깎아 내리더니만, 이재명 후보도 대장동 게이트를 가리켜 똑같은 말을 한다"며 지적했다. 2019년 12월 31일 당시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검찰의 조 전 장관 수사에 대해 "태산명동서일필"이라며 "대통령의 인사권을 흔든 수사였지만 결과는 너무나 옹색하다"고 한 바 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가 19일 오후 창원 의창구 경남도당에서 열린 '경남 선대위 임명장 수여식'에서 발언 후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전 총장은 "이 후보에게 다산 선생의 시 마지막 구절을 들려드리고 싶다"면서 이노행의 마지막 구절을 옮겨 적었다.

'너는 큰 가마 타고 거만을 부리면서 / 다만 쥐 떼들 떠받듦만 좋아하고 있구나 / 내 이제 붉은 활에 큰 화살 메워 네놈 직접 쏴 죽이리 / 만약 쥐들이 행패 부리면 차라리 사냥개를 부르리라'는 내용이다.

이는 대장동 의혹의 '몸통'이 이 후보라는 기존 주장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후보는 이날 다른 글에서도 "국감에서 이 후보의 조폭 관련 의혹이 폭로됐다. 지금껏 이 후보처럼 조폭과 연관된 논란이 많았던 후보는 없었다"며 "이 후보의 조폭 프렌들리 정치를 끝장내겠다"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