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8일 ‘합리적 망 사용료 부과’를 언급했다. 국내 통신사들이 넷플릭스가 막대한 수익을 거두면서 망 사용료를 내지 않고 있다고 반발하는 가운데, 통신사 손을 들어준 것으로 해석되는 발언이다.

글로벌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공개 26일 만에 전 세계 1억 이상의 가구에서 시청된 것으로 집계됐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프랑스 파리에 들어선 오징어게임 팝업스토어, 오징어게임을 체험하기 위해 모여든 파리 시민들, 오징어게임에 등장한 전통놀이인 딱지치기를 하는 멕시코인들, 중국 상하이에 들어선 달고나 가게.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이날 김부겸 국무총리와 청와대에서 주례회동을 하면서,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오징어 게임’과 관련해 대화를 나누며 망 사용료 부과 문제를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글로벌 플랫폼은 그 규모에 걸맞게 책임을 다할 필요가 있다”며 “합리적인 망 사용료 부과 문제와 함께 플랫폼과 제작업체 간 공정계약 등도 챙겨봐 달라”고 했다.

정보통신기술(ICT)업계에 따르면 오징어게임이 공개된 지난달 17일을 전후해 추석 연휴를 제외하고 1주일간 트래픽을 비교한 결과, KT와 넷플릭스 간 트래픽이 유·무선 인터넷과 IPTV를 포함해 약 39% 증가했다. SK브로드밴드(SKB)와 넷플릭스 사이의 트래픽도 오징어게임 공개 후 예상 수준 이상으로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SKB는 오징어게임 공개를 전후해 두 차례나 망을 확충했다.

하지만 넷플릭스가 국내 통신사에 망 사용료로 내는 돈은 없다. 그런데 넷플릭스는 미국에서는 망 이용 대가를 지불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자체적으로 세계 곳곳에서 트래픽을 분산하는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 기술을 적용해 오픈커넥트를 운용하고 있는 만큼, 국내 통신사들이 요구하는 형태의 망 사용료를 지불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또 이미 이용자가 인터넷 사용료를 지불한 만큼 통신사(ISP)가 콘텐츠사(CP)에 망 이용대가를 청구하는 것은 이중 부과라고 주장한다.

문 대통령과 김 총리는 국내 콘텐츠 산업 역량 강화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김 총리는 “각계에서 콘텐츠 수익의 글로벌 플랫폼 집중 등 콘텐츠 산업의 역량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며 “글로벌 플랫폼·콘텐츠 업체 동반성장, 국내 자금을 활용한 제작 지원 확대 등에 중점을 두겠다”고 보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