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16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과 관련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10년 전 검사 시절을 언급하면서 ‘봐주기 수사’ 의혹을 제기한 것을 대해 “이 분이 실성을 하셨나”라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이 후보를 향해 “그냥 나오는 대로 마구 질러댄다. 물귀신 작전도 개연성이 좀 있어야지”라며 이렇게 적었다. 그는 “다급한가 보다”라며 “그렇게 잔머리 굴리면 지켜보는 국민들은 더 열 받는다”라고 했다.
진 전 교수는 “지금 이 후보에게 허용된 선택지는 둘이다. 몰랐으면 박근혜, 알았으면 이명박”이라며 “둘 중에 하나를 골라야지. 알았거나 혹은 몰랐거나. 논리적으로 그밖에 다른 길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라. 안 것도 아니고, 모른 것도 아닐 수는 없지 않나”고 했다.
이어 “(이 후보가 내릴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지금이라도 이렇게 말하는 거다. ‘나는 몰랐다. 토건족에게 완전히 농락당했다. 시장으로서 철저히 무능했다. 시민들께 엄청난 손실을 입힌 데에 대해 사과드린다. 직무유기라면 몰라도, 적어도 배임이나 수뢰의 죄를 범하지는 않았다. 그것만은 믿어달라’”라고 했다.
앞서 이 후보는 같은 날 페이스북에 “(윤 전 총장은) 부산저축은행 수사 주임검사로서 ‘대장동 대출’ 건을 수사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이냐”며 “구속될 사람은 이재명이 아니라 윤석열 후보”라고 했다. 그러면서 “2011년 대검이 부산저축은행을 대대적으로 수사했는데 수사 주임 검사는 중수2과장 윤 후보였다”며 “개발이익 환수 전쟁에서 국민의힘과 토건 세력 기득권자들과 싸워 5503억원이나마 환수한 것이 이재명이고, 그 반대쪽에 서 있는 윤 후보에겐 이해 못 할 우연이 너무 많다”고 했다.
‘저축은행 사태’ 당시 대검이 부산저축은행을 대대적으로 수사할 때, 중수2과장이었던 윤 전 총장이 수사 주임검사였는데 대장동 관련 대출은 수사 대상에서 제외했다며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이에 대해 윤 전 총장은 17일 기자들과 만나 “검찰총장 시절에 대장동 사건을 알고 자기를 수사 안 했다고 하는 거랑 같은 이야기 아닌가”라며 “코미디 같은 이야기”라고 했다.
윤석열 캠프 김병민 대변인은 ‘부산저축은행 사건’은 부산저축은행이 120여개 차명 법인을 만들고 대출하는 형식을 빌어 직접 부동산 개발업에 투자한 배임을 밝혀내 처벌한 사건이고, 당시 검찰이 부산저축은행의 대장동 대출을 수사하지 않은 것은 “일반 대출로 배임죄를 적용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위기에 몰린 이재명 후보가 기댈 곳은 역시 ‘네거티브 거짓 공세’ 밖에 없단 말이냐”며 “’대장동 이재명게이트’ 자진해서 특검부터 받으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