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화성시에서도 대장동 개발사업과 같은 민관합동개발 방식으로 기산지구 개발이 추진됐으나, 지난해 9월 시의회 반대로 무산된 것으로 14일 나타났다. 민관합동개발이지만 민간기업에 지나치게 많은 이익을 보장하고, 원주민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이유였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대장동 개발사업이 치적이라고 강조하지만, 같은 방식의 해당 사업을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이 주도해서 부결시켰다.
기산지구는 수원 영통시가지와 화성 동탄신도시 사이에 있다. 경기 화성시 기산동 131번지 일대 23만2751㎡(약 7만530평) 토지를 개발해 4000여명이 거주할 수 있는 주택 1608호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화성시는 당초 기산지구를 공영개발 방식으로 개발하기로 결정하고, 태영건설컨소시엄과 화성도시공사가 참여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기로 했다. 화성시가 30%+1주, 화성도시공사가 20%, 태영건설컨소시엄이 50%-1주를 출자하는 구조다.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성남의뜰'과 같은 역할을 하는 SPC를 세우겠다는 것으로, 이 경우 대장동처럼 토지를 저렴한 가격에 수용할 수 있다.
그런데 화성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는 2018년 9월 10일 화성시가 제출한 '기산지구 도시개발사업 특수목적법인(SPC) 출자동의안'을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부결시켰다. 상당수 토지주가 저가 보상을 우려했고, 민간 사업자 이익이 과도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대신 기산지구 토지주들은 환지 방식 자체 사업을 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이들이 결성한 '기산지구 도시개발사업추진위원회'는 화성시가 공영개발할 경우 평당 175만원에 토지를 수용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환지 방식 주민제안 사업은 평당 350만원일 것이라며 공영개발에 반대했다.
2018년 9월 10일 당시 민주당 소속이었던 최청환 시의원(현재 무소속)은 "사업계획서를 보면 (기산지구 개발로) 286억원 흑자가 날 것으로 예상을 하는데, 태영건설이 (개발 이익의) 49%를 가져가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주민들 (토지를) 강제로 수용해 286억원 흑자가 난다면, 143억원을 태영건설에 주느니 수용하는 사람에게 돈을 더 줄 수 있고 주민편의시설을 더 넣을 수도 있다"는 이유였다.
대장동식 개발이 첫 시도에서 실패한 후, 화성시는 주민들 요구를 검토해 자체 사업 개발은 불가하다고 통보했다. 이어 지난해 태영건설컨소시엄과 같은 방식의 기산지구 민관합동개발을 다시 추진했다. 협의 과정에서 태영건설이 부담해야 할 공공기여금이 420억원으로 결정됐다
화성시는 지난해 '기산지구 도시개발사업 추진을 위한 주식회사 설립 등에 관한 조례 제정안'을 시의회에 상정했다. 그러나 시의회는 지난해 9월 10일 이 조례도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부결시켰다.
당시 민주당 소속 김효상 시의원은 태영건설이 내기로 한 420억원에 대해 "사업 시행자의 완전한 불로소득일 수 있다"며 "이미 개발 고시가 돼있는 땅에서 이렇게 많은 폭리를 취할 수 있게 조건을 만들어놨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2018년 처음 민관합동개발 논의가 나왔을 때에는 '420억원' 제안이 없었다면서, "주민들인 애타게 보상가를 더 달라고 했는데, (420억원을 전체 면적으로 나눠) 평당 60만원씩 더 줄 수 있다고 했다면 (주민 반응은) 달라졌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후보는 대장동 개발사업을 통해 5503억원을 환수했다면서 "단군 이래 최대규모 공익환수사업"이라는 입장이다. 이와 같은 개념인 공공기여금 420억원에 대해 민주당 소속 시의원은 원주민에게 돌아갔어야 할 몫이라고 판단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