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이재명 경기지사의 '안방'인 경기도에서 더불어민주당 순회 경선이 열린 가운데, 이 지사와 경쟁자 이낙연 전 대표는 '대장동 의혹'을 놓고 충돌했다. 행사장 앞에는 이 지사의 '형수 욕설' 영상을 트는 트럭도 등장해, 이 지사 지지자들과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지사는 이날 오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경기지역 경선 합동연설회에서 '청렴'을 강조하며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그는 대장동 의혹과 관련, "저는 없는 죄도 만드는 부패 기득권과 정면으로 맞서 싸웠다"며 "공정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투명유리보다 더 투명해야 했고, 숨 쉬는 것조차 청렴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선동과 거짓으로 잠시 혼란은 있을지언정 안개가 걷히면 실상이 드러난다"며 "장물을 나눈 자가 도둑이고 이익 본 자가 범인이라는 것, 제가 도둑에 맞서 국리민복을 지켰다는 것은 변할 수 없는 진실"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이 지사를 겨냥해 '불안한 후보론'을 부각하는 데 주력했다. 그는 "민주당은 자정 능력이 있다는 것, 그 어떤 불안과 위기도 정의로 이긴다는 것을 증명해달라"며 "민주당다운 가치로 이긴다는 것을 증명해달라"고 했다. 또 "만약 경선이 끝나고 당에 혼란과 위기가 시작되면 우리는 민주당 역사의 죄인이 된다"며 "그렇게 되지 않도록 결단해달라"고 했다.
그는 "대장동 게이트는 특권층의 불의와 위선의 종합판"이라면서 "지금의 불안과 위기를 청산과 개혁의 마지막 기회로 삼자"고 했다. 그러면서 "불안하고 위험한 길로 가지 말고, 안전하고 검증된 길인 이낙연으로 가자"고 말했다.
송영길 대표는 정권 재창출을 위한 '원팀' 정신을 강조했다. 그는 인사말에서 "누구든지 자신이 후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후보가) 결정이 되면 승복하는 민주주의 정신을 기초로 민주당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개척해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민주당 대선경선 10차 합동연설회가 열린 수원컨벤션센터 앞에는 각 후보 지지자 2000여명이 모였다. 반 정도는 이 지사 지지자들이었다. 이들은 장구와 북을 쳤고, '국힘게이트 부패지옥', '개발이익 전면환수' 등 대장동 개발 의혹을 반박하는 손팻말을 나눠 들었다. 이 지사는 행사장 앞에서 지지자들과 일일이 주먹 인사를 했다.
이 전 대표 지지자들도 300여명 모였다. 이들도 장구와 꽹과리를 들고나와 맞불 응원전을 펼쳤다. "지켜줄게 이낙연", "역전의 명수, 이낙연"을 외치다가, 이 지사가 행사장에 도착하자 "화천대유"를 외쳤다. 이 지사의 '대장동 책임론'을 부각하는 구호였다.
한 편에서는 보수 성향 유튜버가 한쪽 면을 모니터로 개조한 대형 트럭을 몰고 나와 이 지사의 '형수 욕설' 영상을 틀었다. 이 지사 지지자들이 대거 몰려와 거세게 항의했고 물리적 충돌로 벌어졌다. 경찰이 제지에 나섰고 방송이 중단되면서 상황은 종료됐다.
이 유튜버 측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공익적 목적으로 형수 욕설을 알린 것"이라며 "선관위에서 특정 후보를 말하면 선거법 위반이라고 해서 방송을 도중에 껐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