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 이재명 경기지사를 둘러싼 경기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이 대선 정국의 핵으로 떠오른 가운데, 이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시행사 '성남의뜰'이 원주민들이 살던 땅을 평당 300만원 수준에 수용하고 이주할 새로운 땅은 평당 1300만~1700만원에 판매한 사실이 5일 알려졌다. 지나치게 비싼 가격에 원주민들이 성남시에 항의를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은혜(경기 성남분당갑)에 따르면 성남도시개발공사는 대장동 개발을 추진하면서 원주민들에 대한 '이주 및 생활대책 시행세칙'에서 이들이 이주할 택지 공급가격을 '조성원가'로 규정했다. 국토교통부 지침은 '감정가격'이었으나, 원주민들에게 이주할 땅을 더 싸게 공급하는 세칙을 세운 셈이다.
그런데 화천대유자산관리가 참여한 성남의뜰이 우선사업협상자로 선정된 후, 성남도시개발공사는 2016년 '조성원가'를 '관계법령 등에서 정하는 가격'으로 수정했다. '관계법령'은 국토부 지침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감정가격을 말한다는 게 김 의원 설명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국민권익위원회는 2018년 12월 17일 이주자 택지 공급가격을 '조성원가'로 통일하라는 내용의 '도시수자원분야 빈발 민원 해소방안'을 의결하고 전국 시·도 도시개발공사에 발송했다. 원래 살던 터전을 빼앗긴 주민들의 민원이 전국적으로 심해지자 내린 결론이었다.
국토교통부는 2019년 12월 지침 변경을 입법예고하고, 2020년 2월 이주자 택지 공급가격을 '조성원가'로 수정했다. 그런데 성남도시개발공사는 권익위 공문을 받은 후인 2019년 7월 감정가격으로 원주민들에게 토지를 분양했다. 공고는 2019년 7월 11일에 이루어졌고, 계약은 같은 달 30~31일 진행됐다.
김 의원에 따르면 당시 토지를 분양받은 원주민은 "2018년 10월과 2019년 3월 두 번에 걸쳐 감정가격으로 이주자 택지를 공급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제기했다"며 "분양가격과 관련해 성남시에 항의를 하던 가운데 갑자기 이주자 택지 공고가 떠서 당혹스러웠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김 의원은 "결국 원주민들은 생활 터전을 평당 300만원 수준에 수용당하고 아무것도 지어지지 않은 빈 토지를 평당 1300만~1700만원에 계약해야 했다"며 "1~2년 전 공급한 인근 고등지구 공급가격 700만~800만원의 두 배에 달하는 금액"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권익위가 (이주자에게 택지를) 조성원가로 공급하라고 권고하고 국토부도 지침을 변경했다"며 "성남의뜰은 그 사이에 서둘러 비싼 가격에 원주민들에게 땅을 팔아 치웠다"며 "성남의뜰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꼼수를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묵인해준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