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4일 일방적으로 차단했던 남북 통신연락선을 55일만에 복원했다. 하지만 향후 남북관계에 대해 남측과 북측은 다른 견해를 드러냈다. 남측은 대화를 조속히 재개하자고 했지만, 남측은 '적대시 정책 철회'라는 선결조건을 여전히 강조했다. 한미연합훈련 중단 등이 대화 조건이라는 것이다.
북한은 이날 오전 9시 남북 공동연락사무소와 군 통신선을 통한 남측의 통화 시도에 응답했다. 이에 앞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오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0월 초 남북통신연락선 복원' 의사를 밝힘에 따라 "해당 기관들에서는 10월 4일 (오전) 9시부터 모든 북남(남북)통신연락선들을 복원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선 복원에 대해 이종주 통일부 대변인은 "한반도 정세 안정과 남북관계 복원을 위한 토대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남북 간 통신연락선의 안정적 운영을 통해 조속히 대화를 재개해 남북 합의 이행 등 남북관계 회복 문제와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실질적 논의를 시작하고 이를 진전시켜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반면 북측이 연락선을 복원하며 내놓은 입장은 남측과 결이 다르다. 북한은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남조선(한국) 당국은 통신연락선의 재가동 의미를 깊이 새기고 북남관계를 수습하며 앞으로의 밝은 전도를 열어나가는 데 선결돼야 할 중대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중대 과제'란 최근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등이 반복적으로 강조한 '이중 기준' 철회 등, 북한이 주장하는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인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남측이 도발로 규정하는 것은 '이중 기준'으로 부당하다는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또 북한이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불만으로 연락선을 일방적으로 끊었던 점을 고려하면, 이른바 '중대과제'에 대해 남측이 성의를 보일 것을 압박하면서 여의치 않으면 다시 끊을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북한의 무력 도발을 용인하거나, 한미연합훈련 중단 등은 남측이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이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도 지난 1일 국정감사에서 김정은과 김여정 부부장이 대북 적대정책 철회 등을 요구한 데 대해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장관은 "이중기준을 중단하라는 김여정 담화는 북한의 일방적 주장으로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본다"며 "적대시 정책 철회 요구에 대해서는 한국과 미국은 누누이 북한에 대해 적대적 정책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