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던킨도너츠 제조시설 비위생 논란이 발생한 가운데, 국민권익위원회가 이 사건을 들여다보게 됐다.

권익위는 3일 A 회사에 대한 위생불량 문제를 조사해달라는 신고를 비실명으로 대리 접수했다고 밝혔다. 신고자는 자신에 대한 보호조치도 요청했다. 권익위는 규정상 A회사가 어딘지 혹은 신고자가 누군지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1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 앞에서 열린 'SPC 던킨도너츠 식품위생법 위반 고발' 기자회견에서 대책위 공동대표인 권영국 변호사(왼쪽 두 번째)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뉴스 보도에 사용된 공익제보 영상이 담겨진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던킨도너츠를 운영하는 SPC그룹 산하 비알코리아는 위생 논란에 대해 일단 사과했지만, "보도에 사용한 영상이 제보자에 의해 조작 의심 정황이 발견됐다"라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연합뉴스

A씨는 신고자 보호조치 내용에 ▲관계자의 신고자 비밀보장의무 위반 확인 ▲부당한 인사조치 등 불이익 조치에 대한 원상 회복을 담았다. 권익위는 A씨의 신고가 공익신고자보호법, 부패방지권익위법 등 소관 법령상 공익신고 요건을 갖췄는지 여부에 대한 검토에 착수했다.

권익위는 공익신고 요건이 확인되면 A씨가 함께 신청한 신고자 보호 내용에 대한 보호 요건에 관한 조사를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이어 ▲신고자 신분비밀 보장의무 위반 여부 ▲신고자에 대한 불이익조치 해당 여부 ▲신고와 불이익조치 사이의 인과 관계 성립 여부 등을 판단한다는 방침이다.

권익위는 A사를 밝히지 않았지만 최근 공장 반죽에 누런 물질이 떨어져 있는 영상이 공개돼 파문을 일으킨 던킨도너츠로 추정된다. 정황상 해당 영상의 최초 언론 제보자가 권익위에 신고를 한 것으로 보인다.

던킨도너츠 공장에서 근무하는 B씨는 공장 내 위생불량 실태 의혹을 KBS에 제보했고, 지난달 29일 관련 의혹이 첫 보도됐다. 이와 관련해 던킨도너츠를 운영하는 SPC그룹 산하 비알코리아는 "CCTV 확인 결과 한 직원이 소형카메라로 몰래 공장 라인을 촬영하는 모습이 발견됐다. 이 직원은 고의로 반죽 위에 기름을 떨어뜨리는 행동을 보였다"라고 주장하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SPC는 제보영상 조작 가능성을 주장하는 과정에서 B씨의 공장근무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개했다. 또 B씨에 대해 무기한 출근정지 처분 조치를 했다.

비알코리아는 던킨도너츠 생산시설에서 한 직원이 시설 내 유증기를 긁어 모아 반죽 위로 떨어뜨리는 장면을 CCTV를 통해 확인했다고 지난달 30일 밝혔다. /비알코리아 제공

B씨는 민주노총 화섬노조 던킨도너츠 지회장이다. B씨는 지난 1일 서울환경운동연합, SPC 파리바게뜨 노조파괴 진상규명과 청년 노동자 노동기본권 보장을 위한 노동시민사회단체 대책위원회가 서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 앞에서 연 'SPC던킨도너츠 식품위생법 위반 고발 기자회견'에 참석해 영상 조작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SPC가 만드는 도넛이 시민들의 건강에 해를 끼칠 수도 있다는 양심의 가책을 느껴 공익제보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한국노총 전국식품산업노련과 BRK던킨도너츠 노동조합은 B씨의 행위를 비판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불량식품을 생산하기 위해 청결을 기본적으로 지켜야 하는 수칙을 어기고 의도적으로 제보를 하기 위해 자작극을 연출한 것으로 보인다"며 "청결을 지켜야 하는 식품제조 공정의 기본 수칙을 위반한 민주노총 지회장의 공익제보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신고자는 제보가 허위가 아님을 증명하고, 신분노출 및 인사상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보호를 받고자 권익위에 도움을 청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권익위는 해당 공장에서 위생불량 문제가 있었는지와 함께 신고자가 공익신고자 요건을 충족하는지를 검토할 예정이다. 만일 신고 내용에 허위가 있거나 부정한 목적으로 신고를 한 것으로 판단될 경우에는 공익신고로 인정되지 않고, 신고자도 보호를 받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