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3일 경기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 핵심 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구속되자 “꼬리 잡힌 이재명 지사는 즉각 사퇴하고 특검 수사를 자청하라”고 했다.

2018년 10월 1일 유동규 신임 경기관광공사 사장이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임명장을 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경기관광공사 제공

윤 전 총장은 이날 오후 윤 전 본부장 구속이 보도된 직후 페이스북 글에서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드디어 대장동 게이트의 꼬리가 잡혔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어 “꼬리를 당기면 몸통이 나올 것”이라며 “그런데 몸통은 ‘내 꼬리가 아니다’라며 버티고 있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다른 글에선 “이 지사가 대장동 게이트의 몸통으로 지목받고 잇다”며 “이 지사의 측근 중의 측근인 유동규는 이 지사와 한 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유 전 본부장이 측근이 아니라고 말하는 이 지사를 향해 “유동규는 유길동이냐, 왜 측근이라고 하지 못하냐”고 물었다.

국민의힘 대권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일 서울 강남구 최인아책방에서 열린 국민캠프 청년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해 온라인으로 중계된 전국 청년들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사업 공동체 관계인 유 전 본부장이 구속됐으니 이 지사는 어떤 교묘한 언변으로도 발을 뺄 수 없을 것”이라며 이 지사에게 지사직 사퇴와 특검 수용을 요구했다.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이 지사는 무한 책임져야 할 부동산 개발을 화천대유에 던져줬다”며 “화천대유, 실무자 유동규, 설계자 이 지사, 이 셋은 ‘사업 공동체’로 운명을 같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2016년 최순실 사태 때 이 지사는 ‘무한 책임져야 할 권력을 저잣거리 아녀자에게 던져줬다’고 비판했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적용됐던 기준이 이제 이 지사에게 적용될 차례”라고 했다.

허 수석대변인은 이 지사가 유 전 본부장과 관계에 선을 긋는 것에 대해 “이 지사의 오른팔이라는 뜻에서 ‘우동규’라고 불린 인물”이라며 “이 지사가 이제 와서 ‘측근 그룹에 끼지도 못한다’며 손절하려 하지만, 그 말을 믿을 국민은 없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 3일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인천 순회합동연설회 및 2차 슈퍼위크 행사를 마치고 지지자들에게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이 지사는 이날 경기지역 공약 발표 후 경기도 출입기자들과 만나 유 전 본부장이 측근 아니냐는 질문에 “비서실에서 지근거리에서 보좌를 하던지 그래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측근이냐, 아니냐는 더티한(더러운) 논쟁”이라고 했다. 그는 “(측근이) 사전에 나온 개념도 아니고, 가까운 측근 그룹은 아니다. 거기에 못 낀다”며 “모호한 개념으로 공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지사는 이날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인천 지역 순회 경선과 2차 국민·일반당원 선거인단 경선에서 압승을 한 뒤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대장동 의혹과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선 과정을 통해 국민들이 부동산 투기의 토건세력, 그들과 결탁된 부정하고 부패한 정치세력에 맞서 싸웠던 이재명의 투지, 그리고 그들이 독점할 뻔한 개발이익을 성남 시민께 환수시킨 성과를 올곧게 평가해줬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득권의 부패는 필연이지만 진실은 부패하지 않는다”고 했다.

서울중앙지법 이동희 판사는 이날 오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를 받는 유 전 본부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 판사는 유 전 본부장이 증거를 인멸한 염려,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사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