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대유에서 근무한 아들이 퇴직금 등으로 50억원을 받아 논란이 된 곽상도 의원이 2일 국회의원직을 사퇴했다. 그는 ‘퇴직금 50억원’에 대해선 “송구하다”며 사과했다. 그러면서 자신과 대장동 개발사업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에 대해서는 “안 만난 지 한참 됐다”고 했다.

곽상도 의원이 아들의 '화천대유 퇴직금 50억원' 논란과 관련 2일 국회 소통관에서 국회의원직을 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뒤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곽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안과 관련해서는 어떤 말씀을 드려도 오해를 더 크게 불러일으킬 뿐 불신이 거두어지지 않는다”며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그는 기자회견문에서 경기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제 아들이 받은 성과퇴직금의 성격도, 제가 대장동 개발 사업이나 화천대유에 관련된 것이 있는지도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했다.

곽 의원은 아들이 화천대유에서 6년 근무한 뒤 지난 3월 퇴직할 때 50억원을 퇴직금과 성과금 등의 명목으로 받는 것에 대해 “그 부분에 대해선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다만 “훨씬 많은 퇴직금을 받은 분들이 나오고 있으니 잘 지켜봐 달라”며 “제 아들에게만 특혜라고 할 수 있느냐”고 했다. 아들이 받은 퇴직금을 어떻게 쓸 것인지 묻자 “제가 말씀드릴 게 아니라 아이(병채씨)가 해야 한다”고 말했다.

1일 오후 제주시 오등동 난타호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제주 경선에서 1위를 차지한 이재명 후보가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곽 의원은 기자회견문에서 더불어민주당 유력 대권주자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장동 개발사업에 대해 “이재명 후보가 직접 수익구조를 설계했다고 한다”고 했고, 전날 긴급 체포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 대해선 “이재명 시장의 심복”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장동 개발사업의 몸통이 누구이고, 7000억원이 누구에게 귀속되었는지도 곧 밝혀질 것”이라고 했다. 아들 병채씨가 받은 50억원의 성과퇴직금, 자신이 대장동 의혹에 관련이 있는 지에 대해서도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곽 의원은 특검 도입을 주장했다. 그는 “검·경 수뇌부, 수사팀 검사들이 정권 친화적인 성향”이라며 “철저하고 공정한 수사가 될 것인지 의문이므로 특검을 통해 수사가 진행되길 간절히 희망한다”고 했다.

대장동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경기도 제공

이 지사와 더불어민주당은 특검 도입에 반대하고 있다. 이 지사는 정부 특별합동수사본부는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곽 의원은 “철저하고 공정하게 (수사)하자는 데에 모두가 동의할 것이라 믿는다”며 “정권에서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구조로 수사하면 나중에 ‘2차 특검’이 생길 수도 있다. 확실히 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업 설계 자체가 서로 짜고 했다는 것이고, 지금 대통령 후보다”라며 이 지사가 ‘몸통’이라는 주장을 했다.

곽 의원은 자신은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해 “아무 것도 한 게 없어서 설명할 게 없다”고 했다. 아들 병채씨가 화천대유에 취업한 뒤 화천대유 관계자들이 정치후원금을 낸 것에 대해서는 “그분들에게 여쭤봐야 한다”며 “저는 규정에 따라 했고, 왜 냈느냐는 답변 어렵다”고 말했다. 김만배씨와 마지막 연락한 게 언제냐고 묻자, 곽 의원은 “잘 모르겠다”며 “안 만난 지 한참 됐다. 돈 잘 버니까”라고 했다.

곽상도 의원이 아들의 '화천대유 퇴직금 50억원' 논란과 관련 2일 국회 소통관에서 국회의원직을 사퇴 발표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