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7일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종전선언을 제안한 후 북한에서 긍정적 반응이 나오고 있는 것과 관련해 북한이 현재 응답하지 않고 있는 남북 통신선에 연락해야 한다고 했다. 북한은 김여정이 유화적 담화를 낸 뒤에도 남측의 연락에 응답하지 않았다.

2018년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소개로 북측 수행원 김여정 당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 악수 하고 있다. /조선DB

박 수석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통신선 복원에 대한 북한의 응답을 통해 북한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지 않겠느냐"며 "이렇게 1단계로 나아가는 것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최소한의 시나리오인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북한은 일단 이날 오전에는 남측의 통신선 연락에 응답하지 않았다. 통일부 관계자는 이날 "북한이 오늘 오전 9시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한 우리 측 개시 통화 시도에 응답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도 북한이 이날 오전 9시 동·서해지구 군 통신선 정기통화에 이전과 동일하게 응답하지 않았다고 했다.

김여정은 지난해 6월 남측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거세게 비난하며 일방적으로 차단했다. 올해 들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수 차례 친서를 주고 받은 결과 지난 7월 27일 복원됐다. 그러나 북한은 통신선 복원 14일만인 지난 8월 10일 한미연합훈련에 반발해 남측의 통화 시도에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김여정은 '적대시 정책' 철회를 조건으로 내걸었으나, 구체적으로 무엇이 '적대시 정책'에 해당하는지는 명시하지 않았다. 다만 일반적으로 북한이 말하는 '적대시 정책 철회'는 한미연합훈련 중단, 대북제재 해제 등을 가리킨다. 미국은 북한이 먼저 비핵화해야 대북제재를 풀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북한은 비핵화에 앞선 '입구'에 해당하는 종전선언의 조건으로 대북제재 해제를 내건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박 수석은 "종합적으로 보면 북한이 대화의 여지를 과거보다 능동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한다"고 했다. 무엇이 '적대시 정책'인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는 이유다. 이어 김여정이 종전선언 제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공정성, 상호존중 등의 조건을 제시한 데 대해서도 "두루뭉술한 표현으로, 요구사항을 과거처럼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석했다.

박 수석은 김여정이 담화에서 '개인 의견'이라고 명시한 데 대해선 "북한도 유동적 상황이 있을 수 있는 것 아니냐"며 "그런 상황을 관리하기 위해 좀 여유를 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고 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13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가석방과 관련한 청와대 입장을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박 수석은 문 대통령 임기 내 추가 남북 정상회담 성사를 통한 종전선언 가능성에 대해서는 언급을 자제했다. 그는 "남북관계와 북미관계는 함수관계에 있다"면서 "남북관계 개선만 가지고 급하게 정상회담을 거론하는 것보다는 북미관계 등을 신중하고 면밀하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박 수석은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에 대한 미국과 중국의 반응에 대해선 "미국은 긍정적인 반응을 발신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며 "중국도 좋은 반응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박 수석은 '종전선언 제안 등은 대선용 이벤트 아니냐'는 청취자 질문에 "(남북관계를) 정치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기획 등을 할 리도 없고 정치 스케줄로도 맞지 않는다"며 "민족의 문제를 어떻게 그렇게 이용하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