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의 아들 곽모(31)씨가 26일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에 취직해 맡아 온 업무와 급여·성과급 등의 내역을 공개했다. 화천대유는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곽씨는 화천대유 퇴사 직전 성과급 50억원을 받기로 결정됐다면서, 올해 4월 30일 원천징수 후 약 28억원을 본인계좌로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성과급, 위로금 그리고 퇴직금이 과하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분명히 계실 것"이라면서도 "저는 주식, 코인에 올인 하는 것보다 이 회사 '화천대유'에 올인하면 대박날 수 있겠다고 생각하고 이 회사에 모든 것을 걸었다"고 말했다.

곽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들 곽씨가 이같은 내용을 담아 작성한 입장문 '저는 너무나 치밀하게 설계된 오징어 게임 속 '말' 일 뿐입니다'를 게재했다.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이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현안 관련 긴급보고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곽씨는 이 글에서 자신을 '화천대유의 1호 사원'으로 소개하고 "수익이 가시화 되고 2020년 6월 퇴직금을 포함해 5억 원의 성과급 계약을 체결했고, 2021년 3월 퇴사하기 전 50억 원을 지급 받는 것으로 성과급 계약이 변경됐다"면서 "원천징수 후 약 28억 원을 2021년 4월 30일경 제 계좌로 받았다"고 했다.

그는 이같은 성과급의 성격에 대해 "입사할 때부터 약속되어 있던 금액은 아니었다"면서도 "모든 임직원들이 성과급 계약을 체결하였고, 구체적인 시점과 금액은 각 개인과 회사 간 체결한 내용이라 잘 알지 못한다"라고 했다.

곽씨는 화천대유 입사경위에 대해서는 아버지 곽 의원 소개로 알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2015년 2월 연세대 산업디자인학과를 졸업하고 스포츠 분야에서 일하기 위해 한양대 글로벌스포츠산업학과 석사 과정을 밟던 중 아버지 곽 의원 소개로 화천대유를 알았다고 밝혔다.

그는 "아버지(곽 의원)께서 '김○○가 부동산 개발사업을 하는데 사람을 구한다고 하니 생각이 있으면 한번 알아보라'고 하셨다"며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어떤 회사인지' , '뭘 하는 회사인지' 등의 기본적인 정보들을 검색해봤고, 이미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어 있는 상태라 '이 사업이 대박이 날 수도 있겠다, 한 번 베팅 해볼 만하겠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여기에서 김모 씨는 머니투데이 기자 출신이자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 씨로 추정된다. 곽 의원과는 성균관대 동문으로 친분이 있다.

그는 "이에 (화천대유에) 직접 문의했고 채용 절차에 따라 공고가 나면 공고를 통해 지원하라는 답을 받아 '화천대유'에 지원했다"면서 "면접을 본 후 2015년 6월경 입사했다"고 했다.

곽씨는 "'화천대유' 입사 후 2018년 2월까지 약 3년간 233만원을, 2018년 3월부터 같은 해 9월까지는 333만원을, 이후 2021년 1월까지는 383만원(이상 세전금액)의 급여를 받고 일했다"며 "수익이 가시화 되고 지난해 6월 퇴직금을 포함해 5억 원의 성과급 계약을 체결했고, 올해 3월 퇴사하기 전 50억 원을 지급 받는 것으로 성과급 계약이 변경되었다"고 했다.

그는 이같은 성과급 계약에 대해 "입사할 때부터 약속되어 있던 금액은 아니었다"고 했다.

곽씨는 "아버지(곽 의원)는 이 사실을 최근에 아셨다"면서 "대장동 개발 사업으로 '화천대유'가 언론에 크게 보도되고 어떻게 된 것인지 물어보셔서 급여랑 성과급 등을 말씀드렸다"고 했다. 그는 "어머니께서 암이 전이되어 금년 2월부터 거동이 불편해지고 입원하셨고 급기야 지난 5월 20일 별세하셔서 말씀드릴 사정이 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제 인생은 제가 선택하고, 제가 책임지고, 제가 그려왔다"며 "이 돈은 모두 제 계좌에 있고 제가 화천대유에 입사해서 일하고 평가받은 것"이라고 했다.

그는 "성과급과 위로금을 이렇게 많이 책정 받은 것은, 회사가 엄청나게 많은 수익을 올리게 된데 따른 것"이라며 "회사가 이만한 수익을 올리지 못했다면 저도 성과급 등으로 이만큼 받을 수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곽씨는 "이런 수익이 날 수 있도록 저도 회사 직원으로서 맡은 일에 최선을 다했다"며 "'580억 원의 추가 공사비를 계상하지 않은 채 배당금으로 모두 소진하는 결정이 있기 직전 발견해 회사가 위기 상황에 처하는 것을 막은 공로', '업무 과중으로 인한 건강악화에 대한 위로' , '7년간 근무한 공적'을 인정해 회사에서 (성과급 지급을) 결정했다"고 했다.

그는 "입사 초기부터 김○○ 회장님께서는 '회사의 이익은 제 것이 아닌 직원 모두의 것이라고 생각하니 열심히 일하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가 있을 것' 이라고 항상 강조했다"며 "열정으로 가득했던 저는 어떻게 하면 월급을 더 받고, 회장님께서 말씀하시는 상응하는 대가를 얻을 수 있을까 수없이 고민했고, 주식이나 코인 같은 것들에 투자하는 것보다 회사에서 인정받고 오너에게 인정받도록 해야겠다는 일념으로 회사를 다녔다"고 했다.

곽씨는 화천대유에서 맡은 업무에 대해 "2015년 입사 후 경영지원팀 총무로서 사무실 운영을 위한 기반사항 준비 및 보조 역할을 했었고, 토지 보상절차가 진행되던 2016년에는 보상업무를 지원했다"고 했다. 또 "2017년 본격적으로 단지조성 공사와 그 외 공사(지중화, 터널, 1공단 공원)에 착공하면서 4개 현장의 원활한 공사 추진을 위한 후속 인허가, 현장 관리·감독 업무를 주로 수행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업지 내 문화재가 발견되어 공사 지연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발견 구간과 미발견 구간을 다른 사업구간으로 분리 시켜버리는 등 공사 지연 사유를 제거하고, 멸종위기 종 발견으로 인해 공사가 중지 될 뻔한 상황을 조속히 대처 하였으며, 사업 지구 내 강수량 관측소와 같이 행정 처리가 상당히 까다로운 지장물 처리도 책임지고 처리했다"며 "까다로운 일들을 원활하게 처리하면서 점차 회사에서 인정받기 시작했다"고도 했다.

그는 "사업 홍보에 필요한 홍보물 제작, 언론 보도자료 작성, 홈페이지 관리, 분양보고서 작성·제출 업무를 도맡아 했고, 조성 토지 매각 및 그에 따른 후속 업무로써 명의 변경, 권리의무승계, 대출 채권 및 소유권 이전등기청구권 양도 승낙, HUG 분양보증 관련 토지매도자 업무, 토지사용 승낙 검토와 승낙서 발부, 토지 중도금 대출과 관련한 업무도 책임지고 있었다"고도 했다.

곽씨는 "일 열심히 하고, 인정받고, 몸 상해서 돈 많이 번 것은 사실"이라며 "아버지(곽 의원)가 '화천대유'의 배후에 있고 그로 인한 대가를 받은 것이라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다만 "저는 너무나 치밀하게 설계된 오징어 게임 속 '말' 일 뿐"이라면서 "'말' 이었던 제가 무엇을 했으며, 무엇을 할 수 있었겠나"라고 했다. 이어 "제가 입사한 시점에 '화천대유'는 모든 세팅이 끝나 있었다. 위에서 시키면 했고, 열과 성을 다했다"며 "돌이켜 보면 설계자 입장에서 저는 참 충실한 말이었다"고 했다.

그러나 곽씨가 드라마 속 '벼랑끝 인생'에 자신을 비유한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평가도 있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은 수억~수십억대 채무에 몰린 사람들이 400여억원의 상금을 따내기 위해 목숨을 내건 게임에 도전하는 내용을 담아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 곽씨가 화천대유 입사한 2015년 6월 당시 부친인 곽 의원은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내고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을 맡고 있었다.